100만 원 넘어 ‘펑펑’ 쓰던 MZ 유커, ‘핫플’ 가서 지갑 ‘빼꼼’.. 이러니 “면세점, 한 달 새 매출 100억 날렸다”

제주방송 김지훈 2024. 6. 4.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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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신용카드 지출은 3분의 1 수준 ‘뚝’
패키지·단체 여행→개별·자유 트렌드 변화
면세점 등 명품 구매 패턴→ 중저가 선호
외국인 입점객 5,000여 명 늘었지만 매출↓
구매 객단가 하락 영향.. “실적 90억 감소”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었다는데, 정작 씀씀이는 살지 않는 모습입니다.
코로나 19 이전 시기를 웃돌 정도로 방문 규모가 늘고 정상화 수준을 향한다고 하지만, 여행 트렌드나 소비 패턴이 크게 달라진 게 주 요인으로 꼽힙니다.
개별·자유여행 추세에 더해, 종전 명품보다 ‘가성비’와 유행에 걸맞는 상품으로 구매 수요가 쏠리는 경향이 강해졌습니다.

특히나 면세점 등 타격이 두드러집니다. 분명 이전보다 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 발길은 늘었는데 호전될 기미가 보이질 않습니다.
면세점에 가서 냉큼 수백만 원 명품을 집어들던 손길이, 지역 곳곳 중저가 화장품숍이나 이른바 ‘핫플레이스’로 분산되면서 매출이 그야말로 곤두박질치는 양상입니다. 한 달 사이 100억 원 이상 매출이 빠지면서 대책 마련에 ‘빨간 불’이 켜졌습니다.


4일 제주자치도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 지난 4월까지 제주를 찾은 국내·외 관광객은 모두 438만 5,85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31만 4,746명에 비해 1.7% 소폭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가운데 내국인이 384만 5,463명으로 전년(421만 3,531명)보다 8.7% 줄어든 반면, 외국인이 54만 392명으로 지난해(10만 215명)보다 439.2% 크게 늘어 전체 증가세를 이끈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제주도가 1~4월 제주 방문 관광객의 신용카드 사용액을 분석한 결과 이들 관광객들의 넉 달간 제주에서 신용카드(신한카드)로 결제한 금액은 1조 862억 2,200만 원으로, 지난해 1조 480억 9,000만 원보다 3.6% 상당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내국인이 8,978억 9,700만 원으로 지난해(9,440억 1,100만 원)보다 감소했지만, 외국인이 1,883억 2,500만 원으로 전년(1,040억 7,900만 원)보다 80.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전체적으로는 씀씀이가 늘었는데, 1인당 지출 규모를 따져보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외국인 총지출을 방문객으로 나눠 1~4월 외국인 1인당 신용카드 지출액을 따졌더니 34만 8,000여 원으로, 지난해 103만 8,000여 원의 34% 수준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기간 100만 원 넘었던게, 3분의 1로 크게 줄었다는 얘기입니다.


이는 주로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하는 시내면세점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더 확연히 드러납니다.

올해 초반 중국노선과 크루즈 회복 등에 맞물려 ‘반짝’ 회복세를 기대했던 것도 잠시, 매출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제주도내 시내면세점의 외국인 입점객 추이와 매출액은, 지난해 12월 5만 5,000여 명·605억 원에서 지난 1월 6만 6,000여 명·617억 원으로 확대 양상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2월 들어 입점객은 비슷한 수준인데도(6만 6,244명) 매출이 351억 원으로 절반 수준 하락했고 다시 3월에는 입점객이 8만 명대(8만 377명), 매출 498억 원으로 잠시 올라섰습니다.
이 역시 오래가진 못해, 4월 들어선 외국인 입점객이 8만 6,155명으로 5,000명 이상 늘었지만 오히려 매출은 387억여 원으로 111억 원 감소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같은 달 내국인 매출이 469억 원으로 전체 매출이 856억 원을 기록하면서, 전달 3월 매출 (외국인 498억+내국인 448억) 대비 90억 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입점객이 늘어도, 고객들의 객단가(고객 1인당 구매액)가 이전보다 크게 줄어든 게 고스란히 매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관련해 면세점업계 한 관계자는 “종전 면세점의 주력 상품이라 할 ‘명품’ 등 고가 브랜드의 대거 이탈과 더불어 이를 구매할 수요층의 씀씀이가 크게 위축된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많게는 종전 객단가의 절반 수준까지 떨어진 상황”이라면서 “따이공((代工. 보따리상)도 중국시장 내 경기 부진으로 객단가가 나오지 않는데다, 일부 중국 단체가 있지만 주로 동남아 패키지 위주에 이들 역시 객단가가 낮아 매출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아 두루 걱정만 늘어가는 실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이같은 상황은 앞서 제주도의 관광객 신용카드 조사에도 나타나, 외국인의 경우 비교적 전 업종에서 고르게 카드 결제액이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특히 음식점업(259.9%)과 소매업(147.5%) 분야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총량적으로 지난해 면세점 등 대형 소매점 부문 지출이 많았다면, 올해는 소매업종 등에서 2배 이상 증가 양상을 보였다는 분석입니다.

단체에서 개별로 달라진 관광 패턴이, 면세점보다 지역상권으로 분산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제주도 당국은 보고 있습니다.

제주도는 이달 제주 기점 중국 하얼빈 그리고 텐진 등 직항노선이 신설되고 다음 달 일본 도쿄 노선이 취항 예정인 데다, 중국인 관광객 전용 결제 수단인 ‘제로페이-알리페이’ 프로모션도 시행되면서 앞으로 외국인 관광객 소비가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어 제주도 관계자는 “국내·외 경기침체와 물가상승 등 대내외 악재로 인한 영향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면서 “‘제주관광 대혁신’ 선포를 동력으로 삼아 외국인 유치와 내수 진작을 병행하는 ‘투트랙(Two track)’으로 제주관광 활성화에 주력하겠다”라고 강조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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