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USA' 안보 화두…韓 실리외교 시험대

정용철 2024. 6. 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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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기술 안보주의를 강화하면서 중국을 노골적으로 견제하는 가운데 세계 최대 바이오 축제인 '바이오 USA' 지형까지 바꿔놓고 있다.

미국의 노골적인 견제에 매년 최대 규모 부스를 운영했던 세계 4위 CMO인 우시바이오로직스가 불참했다.

일본 최대 바이오 CDMO 기업인 후지필름 다이오신스 바이오테크놀로지는 미국의 중국 배제가 본격화되면서 올 초 12억달러(약 1조6400억원)를 투입해 미국 내 제조시설 구축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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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장교 연사 나서 노골적 中 견제
'행사 단골' 우시바이오로직스 불참
정부 회담, 中 배제 요구 가능성
중장기 사업진출 전략 신중해야

미국이 기술 안보주의를 강화하면서 중국을 노골적으로 견제하는 가운데 세계 최대 바이오 축제인 '바이오 USA' 지형까지 바꿔놓고 있다. 기술을 넘어 안보 이슈가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 미중 갈등이 우리 바이오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 실리적 외교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지시간 3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개막한 바이오 USA 2024 행사장 입구 전경

3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세계 최대 바이오·제약 전시회 '2024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 USA 2024)'이 개막했다. 6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회는 '비즈니스와 돌파구가 만나는 곳'을 슬로건으로, 세계 36개국 1518개 기업·단체와 약 2만명의 관계자가 참가하는 바이오 분야 세계 최대 행사다.

올해는 비만치료제,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 등 분야가 주목받고 있지만, 최대 화두는 단연 미국의 기술 안보주의가 꼽힌다.

미국 정부는 우시바이오로직스, 우시앱텍, BGI 등 중국 의약품위탁생산(CMO), 유전자분석 기업 5곳을 규제 대상 우려 기업으로 선정하고, 2032년 1월부터 미국 내 사업을 금지하는 '생물보안법'을 추진 중이다.

자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바이오 전시회에서도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했다. 행사 셋째 날인 5일 키노트 연사로 미 해군 대장 출신 윌리엄 맥레이븐 전 제독이 나서 국가 안보 필수 요소로서 바이오산업을 발표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또 내년에는 그린, 화이트 바이오 부문 참가기업을 10% 이상 늘리겠다고 선언하는 등 '바이오 USA'를 식량·환경 안보 관점까지 연결해 논의를 확대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미국의 노골적인 견제에 매년 최대 규모 부스를 운영했던 세계 4위 CMO인 우시바이오로직스가 불참했다.

바이오 USA 2024 전시장 내 중국관 전경

중국 빈자리를 노리기 위해 한국 기업은 대대적으로 홍보에 나서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는 총 47개 기업이 부스를 열었는데, 지난해(39개) 대비 8곳 늘었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포함해 차바이오텍과 롯데바이오로직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까지 우시바이오로직스가 빠진 미국 시장을 노리기 위해 역대 최대 규모 부스를 열었다.

중국이 빠진 상황이 마냥 낙관적이지만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은 중국 빈자리를 한국·일본 기업이 채워주길 원하지만 실상 중국 배제 전략에 동참하라는 의미가 크다. 바이오USA 기간 중 열리는 한·미·일·인도 정부 회담은 물론 한-미 바이오협회 라운드테이블에서도 미국 요구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자리에서 우리 정부와 기업은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실리적인 외교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미국 진출을 확대하더라도 유럽은 물론 일본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무기도 필요하다. 일본 최대 바이오 CDMO 기업인 후지필름 다이오신스 바이오테크놀로지는 미국의 중국 배제가 본격화되면서 올 초 12억달러(약 1조6400억원)를 투입해 미국 내 제조시설 구축을 선언했다. 미국 내 바이오 연구개발, 생산 투자가 부족한 우리 기업이 밀릴 수 있다는 의미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상근부회장은 “미국이 한국 바이오기업에 중국 빈자리를 채워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중국 배제 전략에 동참해 달라는 의미를 내포한다”면서 “미국 내 영향력을 높일 기회인 것은 맞지만 단기적으로 일본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전략과 중장기적으로 중국 진출 등 다각도의 검토가 필요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샌디에이고(미국)=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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