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실에서 미끄러져도 비상벨 '꾹'…위례 실버주택 가보니[현장+]

이송렬 2024. 6. 4.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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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레지던스 '위례 심포니아' 모델하우스 오픈
"인생 2막 위한 공간, 20여가지 다양한 프로그램"
"낮은 단차·비상벨 등 입주자 배려 특화 설계 눈길"
만약 욕실에서 쓰러졌다면 이런 식으로 비상벨을 누를 수 있다 사진=이송렬 기자


"집에서 모시는 것보다 괜찮은 시니어 레지던스에서 어머니를 모시려고 하는데요. 혼자 계시다 쓰러지시거나 이럴 수 있잖아요. 그런 게 좀 걱정이죠."

4일 서울 송파구 석촌동에 마련된 '위례 심포니아' 모델하우스를 둘러보고 나니 이런 의문이 해소됐다. 위례 심포니아는 시니어 레지던스다. 고령층을 위한 주거 상품이다. 무엇보다 안전이 중요하다. 

때문에 일반 주택에서 보기 어려운 요소가 곳곳에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 비상벨이다. 욕실에서 샤워를 하고 미끄러졌거나 집 안에서 거동 중 쓰러졌을 때를 대비해 바닥과 가까운 곳에 비상벨이 설치됐다. 전용면적 43㎡의 경우 6개의 비상벨이, 57㎡의 경우 7개의 비상벨이 집 안에 있다.

화장실과 욕조엔 언제든 붙잡을 수 있는 안전바가 설치됐고, 여닫이문 대신 미닫이문을 달아 긴급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설계했다. 신발장 앞에는 편하게 신발을 벗고 신을 수 있도록 간이 의자도 놓였다. 

집 안 곳곳에는 이런 비상벨이 설치돼 있다 사진=이송렬 기자


이 단지 모델하우스 관계자는 "상품 개발 단계부터 입지와 공용공간, 입주자 서비스뿐만 아니라 입주자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주거 공간의 쾌적함, 안전 등에 초점을 맞췄다"며 "추가로 안전이 걱정된다면 요즘 많이들 사용하는 인공지능(AI) 스피커 등을 따로 구비해 안전을 더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전과 함께 건강도 중요한 부분이다. 단지 내에 병원이 들어오진 못하지만, 간호사실과 헬스케어실을 마련해 24시간 언제나 건강상담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이에 맞춰 운동을 추천해주거나, 식단을 조절해주는 등 관련 서비스도 제공한다. 인근에 있는 대형 상급병원 등과도 연계돼 있어 병원에 꼭 가야 하는 상황일 땐 초진이라도 일반 사람들보단 더 빨리 진료받을 수 있다.

이 단지 분양 사무소 관계자는 "시니어 레지던스다 보니 아무래도 예비 입주자들이 건강에 관심이 많다"며 "예비 입주자들은 구급차 등을 불렀을 때 서울 내 상급 병원으로 갈 수 있다는 점을 장접으로 꼽았다"고 설명했다. 

서울 송파구 '위례 심포니아' 모델하우스에서 예비 입주자가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이송렬 기자


안전 다음으로 신경쓴 부분은 예비 입주자들에게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시니어 노래와 춤 △가죽공예 △시니어 정보기술(IT) △와인 입문 △베이킹 △외국어 강좌 △악기 연주 △바리스타 입문 등 평소에 가정에 몰두하느라 해보기 어려웠던 취미 생활을 제공한다.

이에 그치지 않는다. △구호 물품 지원 △봉사활동 △재능기부 △취약계층 교육 △인재 멘토링 △다문화 가정 지원 △방문 돌봄 활동 등 단순히 취미 활동만 하는 게 아니라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사회 공헌 프로그램으로 입주자들의 마음도 풍요롭게 채워줄 예정이다.

단지 내에선 골프대회나 바둑대회, 탁구 대회, 생일 파티도 연다. 연말·연초, 가정의달, 설이나 추석 등 명절에도 기념일 이벤트를 개최해 1년 365일이 심심할 틈 없이 빡빡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위례 심포니아 모델하우스 관계자는 "분야별 전문 인력을 두고 월 20여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라면서 "시니어 레지던스는 단순하게 '요양'을 목적으로 오는 곳이 아니다. '인생은 60세부터 시작'이라는 말처럼 시니어 입주자들의 인생 2막을 돕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위례 심포니아' 모형도 전경 사진=이송렬 기자


이어 "다양한 프로그램과 함께 당연히 식사 서비스도 제공된다"며 "1인 기준 1만~1만2000원 수준으로 책정될 예정이고 전담 영양사가 직접 식단을 짜 균형 있는 식사를 할 수 있게끔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미글로벌디앤아이(D&I)는 서비스 뿐만 아니라 설계에서도 시니어 입주자들을 배려했다. 전용 43~57㎡ 모두 115실 규모가 공급되는데 호실마다 시니어 입주자들을 위한 배려가 묻어났다. 일단 집 안을 다닐 때 거슬리는 단차가 거의 없다. 현관에서 들어오는 먼지를 막기 위한 신발장과 집을 구별하는 3cm의 단차를 제외하고는 집 안에서 턱을 찾아보기 어렵다. 일부 호실에선 발코니가 있어 섀시가 있지만 생활하는 데 불편한 수준은 아니다.

노인복지법을 적용받는 노인복지주택이다. 일반에 분양은 되지 않는다. 전·월세 임대로만 살 수 있다. 전세의 경우 보증금 5억6000만~7억7000만원에 생활비 명목으로 1인 기준 월 230만~260만원이 들어간다. 월세형은 보증금 4억~5억7000만원 수준에 생활비 1인 기준 310만~360만원 수준이다. 위례 신도시 인근 시세와 비슷하게 책정됐다. 보증금과 생활비를 제외하고는 따로 내는 돈은 없다. 임대로 사는 것이기 때문에 재산세나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등 부동산 보유로 부담해야하는 세금은 없다.

집 내부에는 거동에 불편할 수 있는 단차를 최소화 했다. 현관에 있는 3cm 단차. 사진=이송렬 기자


입주 문턱도 낮다. 입주 지정 기간 만료일 기준으로 60세 이상(80세 이하)이면 되고 단독 취사 등 독립된 주거 생활을 하는 데 지장이 없으면 된다. 건강검진 결과 건강에 큰 이상이 없으면 입주가 가능하다.

분양 사무소 관계자는 "월세의 경우 보증금을 줄이고 월세를 높이거나 보증금을 늘리고 월세를 줄이는 등의 방식도 검토하고 있다"며 "서울 강서구에서 나왔던 시니어 레지던스와는 달리 입주할 때 현금 보유 기준이 없는 등 문턱이 낮은 편"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에 있다 보니 주변 인프라도 우수하다. 20분 거리엔 아산병원과 삼성서울병원 등 대형병원이 있다. 단지 반경 1km 내에는 스타필드시티 등 편의시설도 있다. 인근엔 남한산성, 장지천, 위례호수공원 등도 있어 자연을 느낄 수도 있다.

한미글로벌디앤아이(D&I) 관계자는 "노인 인구 천만시대가 다가왔지만, 현재 전국 노인복지주택은 39곳에 불과하고 이 가운데 서울엔 11곳뿐"이라면서 "경제력이 있는 강남권과 강동권, 이와 가까이 있는 경기권을 중심으로 수요가 많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위례 심포니아는 송파구 장지동에 올해 말 준공돼 내년 3월께 입주가 시작된다. 이달 입주자모집공고를 내고 입주자들을 받을 계획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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