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대표, 당심-민심 7대3으로 뽑나?..."12일까지 결론"
다음 달 25일 당대표 등 새 지도부를 선출하기로 한 국민의힘이 전당대회와 관련한 당헌·당규 개정 사안을 오는 12일까지 모두 결론짓기로 했다. 단일·집단지도체제, 당권·대권 분리 등이 논의 테이블에 오른 가운데 당원투표 100%로 이뤄지는 현재 지도부 선출 방식이 어떻게 바뀔지 주목된다.
여상규 국민의힘 당헌·당규 개정 특별위원장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특위 첫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을 만나 "다음 주 수요일(12일)까지 (경선룰 논의 마무리를) 목표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대표 경선룰 개정 여부를 두고 "참석한 5명 특위 위원 의견을 들었고 결론도 낼 수 있는 상태까지 이르렀다"며 "의견이 거의 하나로 모였다"고 했다.
당헌·당규 개정의 핵심은 당원 투표 100%로만 이뤄지는 현행 당대표 경선룰을 어떻게 고칠지다. 지난해 김기현 전 대표가 선출된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국민의힘은 "당대표는 당원들 뜻에 따라 선출돼야 한다"는 의견에 따라 기존 '당원 70% 대 민심 30%'를 반영한 당 지도부 선출 방식을 당원 100%로 개정했다.
그러나 이번 4·10 총선 참패 이후 당내에선 일반 국민 여론조사로 나타나는 '민심' 반영 비율을 높여야 한단 목소리가 수도권 의원과 낙선인들, 잠재적 당권 주자들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수도권 낙선인 중심 모임 '첫목회'는 지난달 7일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당대표 경선룰을 당원투표 50%, 일반 여론조사 50%로 개정하자고 제의했다. 5선의 나경원 의원도 "당연히 (당대표 경선룰에) 민심을 반영해야 한다"며 "원상회복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반면 당내 주류로 평가받는 친윤(친윤석열)계에선 당대표 경선룰 개정에 부정적인 기류가 감지된다. 친윤계인 이철규 의원은 지난달 1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선거를 앞두고 게임의 룰을 바꾸는 것은 어떻게든 오해를 받을 수 있는 부분"이라며 "필요하다면 당원 뜻에 따라 선출된 지도부가 구성된 다음 하는 것이 옳다"고 했다.
이에 특위는 전날인 3일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제시된 현재 경선룰(당심 100%)과 당심 대 민심 8:2, 7:3, 5:5 등 네 가지 안을 두고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정치권에선 '당심 100%'와 '당심 대 민심 5:5'라는 양극단 의견을 절충하는 선에서 8:2 또는 7:3 정도로 수렴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 위원장은 "(아직 당심·민심 반영 비율까지) 말씀드릴 수는 없다"면서도 "다섯 분 의견이 많이 갈리지는 않았지만, 나머지 두 분이 다음 회의 때 다른 의견을 내고 강력한 근거를 대신다면 변경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위는 △현행 단일지도체제에서 집단지도체제로의 변경 △역선택 방지조항 삽입 △결선투표제 △당권·대권 분리 등도 논의해 결론 내기로 했다.
여 위원장은 현행 '단일 지도체제'를 변경하는 문제를 두고 "내일(5일) 오전 회의를 계속한다"며 "지도체제 문제는 하루에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끝나지 않을 경우 이번 주 금요일까지 계속 회의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전날 의원총회에서 지도체제와 관련한 논의를 제외하잔 의견이 있었다는 물음에 "결론을 낸 것은 전혀 아니라고 한다"며 "저희는 상관없이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특위 위원으로 활동하는 오신환 전 의원도 지도체제 변경 여부를 두고 "의원들 의견을 참고하고, 원외 당협위원장들도 의견을 갖고 있다"며 "전반적인 당 주요 구성원을 포함해 다양한 의견을 취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전당대회 경선룰에 '역선택 방지조항'을 삽입하는 것과 관련해 여 위원장은 "여론조사 반영 비율을 높일 경우 역선택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도 같이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결선투표제나 당권-대권 분리 같은 것들은 무겁지 않은 주제이기 때문에 하루 이틀 논의하면 결론이 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여 위원장은 "당에서 제시한 특위 활동 기간이 4일부터 오는 12일까지다. 저희가 다룰 의제가 적어도 4가지기 때문에 내일도 회의하고 매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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