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천안문 사태 추모 봉쇄...성루 폐쇄하고 게임 아이디 변경 금지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2024. 6. 4. 15:4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4일 베이징 천안문 광장 앞에 경찰들이 서 있다. 이날은 천안문 사태 35주년 기념일이다./AFP연합뉴스

천안문 사태 35주기인 4일, 중국 당국은 온·오프라인에서 ‘비상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종 조치를 총동원했다.

우선 천안문 광장에 접근하는 시민들의 발길을 강도 높게 통제했다. 광장으로 이어지는 지하철역 출구는 지난 2일부터 임시 폐쇄돼 6일 이용이 재개된다. 천안문 성루는 ‘6월 4일 전일(全日) 입장 불가’ 안내문을 걸었다. 예약제로 운영되는 천안문 광장 관람도 제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나 추모 행위를 막기 위해 베이징 도심 육교나 거리에는 경찰들과 군복을 입은 민병들이 경계를 서고 있다.

인터넷에서도 강도 높은 통제가 이뤄졌다. 중국 대표 소셜미디어인 웨이보·위챗·샤오훙수 등과 온라인 게임에서는 정치적 메시지를 담는 것을 막기 위해 프로필 이미지나 아이디 변경이 금지됐다. 중국 사이트에서는 ‘6월 4일’이란 뜻의 ‘류쓰(六四)’는 물론이고, ‘5월 35일’ ‘It’s my duty(이것은 나의 의무)’ 등 천안문 사태를 우회적으로 가리키는 단어나 문구 게재·검색도 금지됐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중국 탐사선, 세계 최초 달 뒷면 샘플 채취’ 등의 뉴스를 대대적으로 전하며 ‘시선 돌리기’ 전략을 구사했다.

그동안 중국에서 유일하게 천안문 사태를 공개 추모할 수 있는 지역이었던 홍콩에서도 이날 단체 추모 행사는 열리지 못했다. 1990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홍콩 빅토리아 공원에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희생자들을 추모했지만, 2020년 홍콩 당국이 코로나 사태를 명분으로 행사를 막은 이후 부활하지 못한 것이다. 올해는 추모 행사가 열리던 자리에 미식축제가 개최됐다.

반면 대만 타이베이의 중정기념당에선 이날 천안문 사태 추모 행사가 예술가 단체 주최로 개최됐다. 행사 주제는 ‘두려움 없이 민주 추구, 총탄은 이상을 뚫지 못한다’였다. 라이칭더 총통은 페이스북에 “천안문의 기억이 역사의 격랑 속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썼다. 대만의 양안(중국과 대만) 사무 관장 기구인 대륙위원회는 3일 “중국 공산당은 용감하게 6·4사건의 역사 사실을 직면하라”면서 “양안 관계의 본질은 제도와 삶의 방식을 겨루는 것”이라고 했다. 뉴욕·런던·도쿄 등 세계 곳곳에서도 천안문 사태 35주기 기념 행사가 열렸다.

-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275739

🌎국제퀴즈 풀고 선물도 받으세요!https://www.chosun.com/members-event/?mec=n_quiz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