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억류 인질 4명 사망···“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사망 가능성 조사”

선명수 기자 2024. 6. 4.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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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28일(현지시간) 인질 석방을 촉구하는 예루살렘 행진에서 시위대가 하마스에 의해 납치된 이스라엘 인질 나다브 포플웰(51)의 사진을 들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3일(현지시간) 포플웰이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납치했던 이스라엘 인질 4명이 사망했다고 3일(현지시간) 확인했다. 인질들의 사망 경위에 대해선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이스라엘 현지 언론들은 이들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숨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아미람 쿠퍼(84), 차임 페리(79), 요람 메츠거(80), 나다브 포플웰(51) 등 자국 인질 4명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도시 칸유니스에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하마스는 포플웰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인해 입은 부상으로 사망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가리 대변인은 이날 회견에서 “이들 4명은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구금돼 있었고, 우리 군대가 칸유니스에서 활동하던 중 칸유니스 지역에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질들의 사망 경위에 대해 어려운 질문이 나올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며 “우리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이들의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으며, 가능한 한 빨리 그 결과를 유족과 대중에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이들의 죽음이 “이스라엘군의 공격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군이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간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도 하가리 대변인의 이날 언급이 인질들이 이스라엘 군대나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인해 사망했을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지난해 12월 가자지구 북부에서 작전을 벌이던 중 백기를 든 채 구조를 요청하는 이스라엘 인질 3명을 무장세력으로 오인 사살해 큰 파문이 일었다.

하마스에 의해 가자지구로 납치됐다가 사망한 이스라엘 인질 요람 메츠거(80), 나다브 포플웰(51), 아미람 쿠퍼(84), 차임 페리(79).

숨진 인질들 가운데 포플웰을 제외한 쿠퍼, 메츠거, 페리 등 3명은 지난해 12월 하마스의 군사조직 알카삼 여단이 공개한 영상에 등장했던 70~80대 노인들이다.

영상에서 페리는 지병을 앓는 노인들과 함께 붙잡혀 열악한 환경을 견디고 있다며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우리를 여기서 풀어줘야 한다. 우리는 이스라엘군 공습의 직접적인 피해자가 되는 걸 원치 않는다”고 호소했다.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 가운데 이번 전쟁 기간 사망이 확인된 인질은 모두 43명이다. 하마스는 지난해 10월 이스라엘 기습 공격 당시 약 250명을 납치해 가자지구로 끌고 갔으며, 이 가운데 절반가량이 같은 해 11월 7일간의 휴전 기간에 풀려났다. 현재 가자지구에 남은 인질은 약 120명 정도로, 이들 가운데 80명 정도가 생존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스라엘군의 사망 발표 후 인질 및 실종자 가족 포럼은 “인질들의 죽음은 협상이 지연될 경우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지 보여주는 일”이라며 “이 고통스럽고 가슴 아픈 소식에 모든 정치인들이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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