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AMD·인텔·퀄컴 대만 집결…라이칭더 “AI의 섬으로”

최현준 기자 2024. 6. 4.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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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 전시회 ‘컴퓨텍스 2024’
4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개막한 컴퓨텍스 2024에서 피터 겔싱어 인텔 CEO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타이베이/EPA 연합뉴스

“전 세계 과학기술계의 최고 중량급 스타들이 대만을 찾았다. 대만을 ‘인공지능의 섬’으로 만들겠다.”

4일 대만 타이베이 난강전람관에서 개막한 정보통신 전시회 ‘컴퓨텍스 2024’에 참석한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이렇게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엔비디아, 인텔, 에이엠디(AMD), 퀄컴 등 주요 글로벌 반도체 기업 경영자들이 총출동해 대만 새 지도자 라이 총통의 발언을 들었다. 대만은 인공지능(AI) 열풍의 중심이 되어가고 있다.

이날 가장 주목받은 인물은 대만계 미국인으로 미국 반도체 회사 엔비디아를 이끄는 젠슨 황(63) 최고경영자(CEO)다. 엔비디아의 그래픽 칩이 인공지능 기술의 핵심 요소가 되고, 올해 들어 엔비디아가 애플에 이어 세계 시가총액 3위 기업(2조6970억달러)이 되면서, 그의 행보에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981년 개인용 컴퓨터(PC) 박람회로 시작한 컴퓨텍스 행사는 지난해까지 큰 관심을 끌지 못했으나, 올해 그를 필두로 인텔, 에이엠디, 에이알엠(ARM) 등 글로벌 반도체 회사와 티에스엠시(TSMC), 폭스콘 등 대만 아이티 업체들이 대거 참가하면서 세계적인 관심을 끄는 행사로 변모했다.

엔비디아를 이끄는 젠슨 황(63) 최고경영자(CEO)가 4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팬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AFP 연합뉴스

그는 지난달 26일 대만에 도착해, 야시장을 방문하고 대만 프로야구 시구자로 나서는 등 국민 스타급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대만 매체는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보도하고, 대만 국민들은 엔비디아가 쓰인 티셔츠를 사 입는 등 그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인공지능 시대를 이끄는 대만계 기업인의 등장에 환호하는 것이다.

그의 행보가 단순 과시용에 머무는 것은 아니다. 그는 2주에 이르는 대만 방문 기간 티에스엠시 창업자 모리스 창과 만나는 등 대만의 주요 아이티 업체 대표들과 만나 협력을 논의했다. 지난 2일에는 타이베이에서 신제품 공개 행사를 열어 2026년 출시할 차차기 인공지능 칩 신제품 ‘루빈’을 공개했고, 4일에는 폭스콘과 손을 잡고 대만 가오슝에 고급 인공지능 서버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공장 없이 설계만 하는 엔비디아의 성공의 바탕에 첨단 기술력을 가진 대만 위탁생산 업체의 협력이 있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그는 지난 1일 대만 프로야구 시구행사에서 “대만에는 티에스엠시, 콴타, 폭스콘, 어드밴텍 등 엔비디아를 30년 이상 지지해 준 친구들이 있다. 이들에게 감사하다”며 “우리는 인공지능 시대를 시작했고 대만은 그 중심에 있다. 엔비디아는 파트너들과 함께 새로운 전략을 개발하고 성장을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반도체 기업 에이엠디(AMD)의 리사 수 CEO가 3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4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타이베이/AFP 연합뉴스

젠슨 황과 함께 이번 행사에서 주목받는 대만계 미국인이 또 한 명 있다. 엔비디아에 이어 그래픽처리장치(GPU) 분야 세계 2위 업체인 미국 반도체 업체 에이엠디(AMD)의 리사 수(55) 최고경영자다. 수 역시 3살 때 미국으로 건너가 아이비엠(IBM) 등을 거쳐 에이엠디 최고경영자에 올랐다. 2010년대 초반 파산 위기에 몰리기도 했던 에이엠디는 수를 영입한 뒤 안정을 되찾았고, 현재 엔비디아와 경쟁 가능한 거의 유일한 그래픽 칩 제조사가 됐다. 수는 젠슨 황과 5촌 관계로 알려져 있다.

수 역시 대만 방문 기간 동안 주요 사업 내용을 발표하고, 협력을 약속했다. 그는 3일 컴퓨텍스 기조 연설에서 “인공지능은 우리의 최우선 과제”라며 코드명 ‘튜린’으로 불리는 5세대 에이엠디 제품군을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이라고 밝혔다. 에이엠디는 또 대만에 50억대만달러(2115억원)를 들여 연구·개발센터를 설립하고 인공지능 서버도 대만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대만과 협력하는 반도체 기업은 엔비디아와 에이엠디뿐만이 아니다. 미국 반도체 제조업체 마이크론과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업체 에이에스엠엘(ASML) 등이 대만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고 제조공장과 연구·개발 센터 등을 짓고 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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