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PF 구조조정 차질없이 진행…‘n월 위기설’ 연내 정리”

2024. 6. 4.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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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장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
밸류업 지속 추진…금투세 반대 재확인
“금리 5%대로 올라 다시 고민해야”
가상자산법·망분리 규제 합리화 등 추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4일 서울 여의도 중식당에서 개최된 취임2주년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제공]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4일 “남은 임기 동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 자본시장 밸류업 등을 차질없이 진행해 금융안정과 함께 금융의 역량을 높이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식당에서 진행된 취임 2주년 기념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남은 임기 동안은 그동안 추진해 온 과제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함과 동시에 미래 금융을 위한 장기 과제들을 준비하고자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부동산 PF시장발 위기설을 언급하며 “PF 시장의 위험 촉발요인에 대한 진단 내지는 처방이 대증적이었고 근원 질병에 대한 처방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생각에서 경기 사이클 내지는 정치적 일정과 맞물려서 ‘n월 위기설’이 계속 회자된 것이 아닌가 싶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PF 정상화 방안이나 대체투자 관리 시스템 구축 등 노력을 통해 질병의 원인에 대해 챙겨볼 것”이라며 “PF 시장이 정리되면 대체투자도 쟁점화 삼아 챙겨보고 나면 n월 위기설은 금년 내, 하반기가 지나면 어느 정도 정리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부동산 침체기 속에서도 PF 구조조정이 경·공매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정확한 숫자를 반영하는 문제”라고 일축했다.

그는 “경·공매가 아니더라도 NPL(부실채권)을 팔아서 유지할 수 있다면 상관 없지만, 부정확한 숫자를 반영해 의사결정하는 현 상태를 더 이상 용인하기 어렵다”며 “내년 상반기에 부동산이 급등해서 이익이 날 거라고 예상하는 사람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4일 서울 여의도 중식당에서 개최된 취임2주년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제공]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는 “밸류업 관련 자율공시 및 지수화·상품화 노력 외에도 자본시장 활성화, 외환시장 접근성 강화 등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며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와 경영판단 원칙의 균형 있는 적용, 밸류업 참여 기업 인센티브 확대 등 세부 논의가 뒷받침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현장 의견 수렴, 관계 당국 협의 등 적극 노력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금융투자소득세에 대해서는 “지난 정부 초반에 논의되어 중반 때 입법된 것인데, 그 사이에 코로나19도 있었고 금리가 1%대에서 5%대로 올라 다시 고민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금투세 도입 이후 환경 변화와 부작용 우려 등을 감안할 때 금융시장 관점의 영향 분석 등을 통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한 “공매도 전산화와 제도개선을 통해 투자자 신뢰를 제고함과 동시에 금융사기나 불공정거래 등에도 보다 엄중히 대처해 건전하고 공정한 금융질서를 확립하고 서민들이 억울하게 피해받지 않는 금융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디지털, 인구구조 등 이제는 미룰 수 없는 변화에 우리 금융이 대응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하겠다”며 내달 시행되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정착 지원과 인공지능(AI) 기술, 망분리 규제 합리화, 보험개혁 등을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원장은 올 하반기 중점 추진할 과제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의 차질 없는 준비 ▷망분리 규제 합리화 및 IT 안정성 강화 ▷밸류업 프로그램 지속 추진 ▷금투세 도입 여부 재논의 ▷6월 중 은행장 간담회 개최를 통한 은행산업 현안과제 논의 ▷금융권 운영리스크 관리 감독체계 정비 ▷온라인 불법도박 등 청소년 금융범죄 예방 대책 마련 등을 꼽았다.

이밖에도 이 원장은 금감원을 건강하고 유연한 조직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진행 중인 조직문화 컨설팅을 마무리해 조직문화를 굳건히 확립하고, 디지털 전환해 박차를 가해 효율적인 감독・검사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4일 서울 여의도 중식당에서 개최된 취임2주년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제공]

이 원장은 2022년 6월 취임한 이후 레고랜드 사태, 흥국생명 콜옵션(조기상환권) 미행사 사태, 태영건설 워크아웃 등 금융시장 리스크 요인들에 선제 대응하며 시장 안정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부동산 PF 연착륙과 관련해서는 시장 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중장기적 제도·관행 개선도 추진하고 있다.

또한 금융사고 방지를 위해 금융회사의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한편,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등 소비자 피해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불법 공매도를 적발하고, 보이스피싱 등 민생침해 금융범죄 근절에도 발벗고 나섰다. 고금리에 허덕이는 국민 경제 부담 완화를 위해 서민·취약계층·소상공인 등에 1조원 넘는 상생금융을 추진하기도 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 원장의 소통 행보에도 관심이 높다. 이 원장은 취임 이후 금융업권, 언론 등과 만나는 자리를 134회 마련했다. 구체적으로 ▷금융업권 간담회 82회 ▷유관기관 간담회 등 31회 ▷언론 간담회 12회 ▷사회공헌 등 9회 등이다. 언론과는 공식 간담회 자리 외에도 백브리핑을 70회나 진행하며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을 기탄없이 밝히기도 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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