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중국 떠난 자리에 한국 기업"…CDMO 업계 지각변동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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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는 원래 '우시'(WUXI) 자리였는데 한국 기업이 들어섰네요."
현장에서 만난 국내 제약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이 예정했던 자리에 한국 기업이 전시 부스를 마련했다"며 "주최 측인 미국바이오협회가 중국계보다 한국계 기업을 선호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행사장 내에서도 중국 기업의 빈자리는 한국의 삼성바이오로직스, SK팜테코, 마티카바이오 등 국내 CDMO, 의약품 위탁개발(CDO) 사업을 하는 회사들에 새로운 기회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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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 미국서 눈도장 기회…사업 경쟁력 알리기 총력전
(샌디에이고=뉴스1) 김태환 기자 = "저기는 원래 '우시'(WUXI) 자리였는데 한국 기업이 들어섰네요."
세계 최대 규모 바이오 행사인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 2024'(이하 바이오 USA)가 3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컨벤션 센터에서 막을 올렸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인파는 오후 늦게까지도 장사진을 이뤘으나, 전시장 내부에는 긴장감이 흘렀다.
이러한 긴장감은 미·중 갈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현장에서 만난 국내 제약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이 예정했던 자리에 한국 기업이 전시 부스를 마련했다"며 "주최 측인 미국바이오협회가 중국계보다 한국계 기업을 선호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 올해 바이오 USA 행사 현장 곳곳은 한국 기업의 광고물로 가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컨벤션 센터 앞 중앙 도로에 홍보 배너를 내걸었고,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사이언스는 첫 전시 부스 참가와 함께 센터 내부에 광고물을 부착했다.
반면, 중국계 기업들은 경색된 미·중 관계와 함께 자취를 감췄다. CDMO 업계의 신흥주자로 손꼽히는 우시바이오로직스는 이례적으로 올해 바이오 USA 행사 불참을 선언해 미국의 중국 견제 정책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미국 의회가 올해 초 의약품 등의 자국 내 생산 강화를 위해 특정 해외 기업의 미국 내 사업적 거래를 제한하는 내용의 '생물보안법'(Bio secure Act)을 발의하면서 미국바이오협회와도 갈등을 빚은 것이다.
국내 한 바이오기업 대표는 "생물보안법이 좌초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으로 중국 기업들은 신규 수주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고, 발생한 수요는 한국 기업에 혜택이 돌아올 것으로 본다"며 "미국바이오협회도 한국에 우호적인 태도"라고 말했다.
행사장 내에서도 중국 기업의 빈자리는 한국의 삼성바이오로직스, SK팜테코, 마티카바이오 등 국내 CDMO, 의약품 위탁개발(CDO) 사업을 하는 회사들에 새로운 기회를 마련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세계 '톱티어'(Top-tier)급 항체의약품 위탁생산 노하우에 CDO 경쟁력까지 더하는 구성으로 눈길을 끌었다. 전시 부스에는 차세대 의약품 플랫폼으로 떠오르는 '항체-약물 접합체'(ADC) 생산 플랫폼 기술을 알리는 내용도 담았다.
SK는 SK팜테코,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사이언스 통합 전시 부스를 통해 미국 내 사업 입지 강화 전면전에 나섰다. SK팜테코는 CDMO 사업을, SK바이오팜은 미국에서 판매 중인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를 알렸다.
한국 바이오벤처들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알테오젠, 코아스템캠온, 유바이오로직스, 멥스젠, 에이치엘비, 스탠다임, 에이조스바이오 등은 한국관에 각각 소규모 전시 부스를 마련해 한국관 역대 최다 업체 참가 수를 기록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미국이 정부 차원에서 바이오사업을 국가적 보안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며 "이달 2일 열린 세계바이오협회위원회(ICBA)에서도 생물보안법 관련 내용을 매우 강하게 (다른 나라들에) 설명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견제가 가시화된 상황에서 한국에 기회가 오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일본 등 아시아 국가 기업에서도 세계 의약품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기회를 찾고 있는 만큼 우리도 정부 차원에서 적극 공세에 나서야 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바이오 USA는 미국바이오협회가 매년 주최하는 행사로 세계 바이오산업 최대 행사다. 1400여 개 기업 전시가 열리고, 1만 개 이상 기업이 파트너링 등을 위해 방문한다. 올해 사전 등록 관람객 수만 1만8000여 명이다.
cal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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