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타 앞에 철벽이던 NC··· 이제는 좌타 고비 넘기가 힘겹다
지난 시즌 NC는 불펜 자원의 양과 질 모두 리그 최상위였다. 상대 타자들에 따라 전략적으로 불펜 자원들을 활용할 수 있었다. 특히 하준영과 임정호, 김영규가 포진한 좌완 불펜진은 리그에서 가장 강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다른 좌완 최성영까지 선발과 롱릴리프를 오가며 불펜 좌완 뎁스를 한층 더 두텁게 했다.
그러나 올 시즌 NC 불펜은 지난 시즌과 다르다. 좌타 앞에 철벽같던 NC가 지금은 상대 좌타에게 결정적인 한 방을 맞고 경기를 내주는 경우가 잦아졌다. 지난 2일 부산 롯데전이 그랬다. 이날 롯데는 스위치 히터인 빅터 레이예스를 포함해 선발 야수 9명 중 7명을 좌타자로 배치해 NC 선발 신민혁을 압박했다. 그것도 모자라 6회 승부처 들어서는 좌타 대타만 2명을 잇달아 투입하며 몰아쳤다. 결과는 롯데의 대승. 대타로 투입된 좌타자 김민석이 2사 만루에서 3타점 싹쓸이 2루타를 쳤다. 이어진 2사 만루에서는 3번 타자로 선발 출장한 좌타자 고승민이 경기를 사실상 끝내는 만루 홈런을 때렸다. 5회까지 2-4로 끌려가던 롯데는 6회에만 대거 7득점하며 4-13 역전승을 거뒀다.
NC로선 좌투 자원의 공백이 아쉬웠다. 전날 2이닝을 투구한 좌완 필승조 김영규를 바로 올리기가 어려웠다. 임정호가 원포인트 릴리프로 나섰지만, 좌타 나승엽에게 안타를 맞았다. NC는 바로 임정호를 내렸지만, 그를 대신할 좌완이 더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올라온 우완 류진욱이 김민석에게 2루타, 고승민에게 만루 홈런을 맞았다.
이날 롯데전뿐 아니다. 최근 10경기 1승 9패로 극도의 부진에 허덕이는 동안 상대 좌타자들은 거의 매일 NC에 비수를 꽂았다. 지난달 28일 창원 KIA전, 선발 신민혁을 대신해 3회 급하게 올라온 좌완 최성영이 KIA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에게 결정적인 3점 홈런을 맞았다. 지난 26일 잠실 LG전엔 박해민에게 5회 1사 만루에서 결승 3타점 3루타를 맞았다.
지난 시즌 NC 투수들은 상대 좌타자들을 상대로 피OPS 0.629를 기록했다. 두 번째로 기록이 좋았던 LG의 0.676과 비교해도 차이가 컸다. 불펜 투수들의 좌타 상대 기록은 더 좋았다. 피OPS 0.621로 역시 리그에서 가장 좋은 숫자를 찍었다.
올해는 사정이 매우 다르다. 불펜의 좌타 상대 피OPS가 0.712까지 올랐다. 리그 최저 승률을 기록한 5월 한 달 동안엔 0.793까지 나빠졌다. 최성영과 임정호가 지난 시즌에 비해 부진하다. 전지훈련 기간 부상으로 다소 늦게 시즌을 시작한 김영규도 아직 100%는 아니다. 최근 3차례 등판에서 모두 무실점하며 살아나고 있다는 점이 위안이다. 좌완 불펜의 한 축을 맡았던 하준영은 지난해 12월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했다. 올 시즌 좌완 새 얼굴로 기대를 모았던 서의태는 지난달 10일 삼성전에서 아웃 카운트 없이 3실점 부진 후 엔트리 말소됐다. 퓨처스리그에서 재조정 중이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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