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보듬어야 할 때" 노감독을 깨우친 6년의 시간이 현장 속으로…확 달라진 '올 뉴' 카리스마, "시야가 너무 좁았다"

정현석 2024. 6. 4.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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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감독(66)이 돌아왔다.

김경문 감독은 강력한 카리스마형 사령탑으로 꼽힌다.

국가대표 감독을 지내면서 선수 발굴을 위해 현장과 화면을 통해 전 경기를 모니터 했다.

3일 취임식에서 김경문 감독은 "2등이란 건 내게 아픔이었다"고 고백하면서 "한화 이글스와 함께, 팬들과 함께 우승을 꼭 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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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LA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 연수 시절 김경문 감독.
2022년 LA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 연수 시절 김경문 감독.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김경문 감독(66)이 돌아왔다.

한화 이글스와 3년 총액 20억원 계약서에 사인하고 3일 대전에서 기자회견을 겸한 취임식을 마쳤다.

4일 수원 KT 위즈전이 한화 데뷔전이다.

2018년 이후 6년 만의 현장 복귀. 돌아온 승부사에 대한 기대감이 넘친다. 김 감독은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를 강팀의 반열에 올린 장본인이다. 비록 우승으로 정점을 찍지는 못했지만 후임 사령탑이 우승을 할 수 있는 탄탄한 기반을 만든 사령탑이다. 베이징 올림픽 9전 전승 우승은 승부사 기질과 리더십의 결실이었다.

하지만 우려의 시선도 교차한다. 현장에서 떨어져 있던 시간들. 빠르게 변한 환경, MZ세대 젊은 선수들과의 소통 등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김경문 감독은 강력한 카리스마형 사령탑으로 꼽힌다. 시즌 중 사령탑을 잃고 어수선해진 한화 구단을 빠르게 수습할 적임자라는 판단이 내부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강인한 이미지 탓에 오해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 이미지는 김 감독의 원칙주의에서 나왔다. 개인의 일탈과 이기심을 단호히 배격하고, 팀 규율과 워크에식 등 야구선수가 지켜야 할 기본적 마인드를 중시한다. 일탈자에 대한 예외 없는 엄격함이 강한 이미지로 굳어진 측면이 있다.

2022년 LA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 연수 시절 김경문 감독.
2022년 LA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 연수 시절 김경문 감독.
2022년 LA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 연수 시절 김경문 감독.

하지만 실제 김경문 감독은 따뜻한 지도자다.

젊은 선수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크다. 특히 어려운 환경을 노력으로 극복한 선수들의 조력자를 자청한다.

그만큼 선수 보는 안목도 뛰어나다. 두산 시절 신고선수 절친 듀오 이종욱 손시헌과 고영민 등 센터라인을 발굴하고 키워내며 팀을 강팀의 반열에 올렸다.

현역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관심을 거두지 않았다.

국가대표 감독을 지내면서 선수 발굴을 위해 현장과 화면을 통해 전 경기를 모니터 했다. 특히 세대교체를 위해 젊은 선수들의 성장 과정을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다.

대표팀 감독을 마친 후인 2022년에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팜 시스템을 갖춘 LA 다저스로 연수를 떠났다.

체계적 선수 육성 노하우를 습득하기 위해 산하 루키팀에서 코칭을 하며 배움의 시간을 가졌다.

피 말리는 승부의 세계에서 한걸음 물러나 다른 시각으로 야구를 보게 됐다.

그동안 보지 못했던 다른 부분들이 눈에 들어왔다. 야구장 환경과 팀 전체의 소통과 방향성, 장기적 호흡으로 멀리 보는 안목, 체계적인 선수 육성 시스템, 효율적인 팀 관리 등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새로운 문물에 대한 사고도 새로 정립했다.

선수의 행동, 모션, 바이오 자료를 수집해 연구하는 '퍼포먼스 사이언스팀'을 지켜보며 갈수록 발전하는 첨단장비의 적절한 해석과 활용, 현장 적용에 대한 깊은 생각을 이어갔다.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김경문 한화 감독 유니폼.
(왼쪽부터) 류현진-김경문 감독-채은성.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류현진(왼쪽)에게 축하 꽃다발을 건네받는 김경문 감독.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김 감독은 "그동안 너무 좁은 시야로 야구를 바라봤다. 이기는 데만 집중하다보니 큰 부분을 간과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현장에서 쌓은 오랜 노하우와 넓은 선진야구 세계를 경험하며 느낀 깨달음이 만나 새로운 리더십으로 재창조 됐다. 고스란히 새로 맡은 한화 이글스로 이식될 자산이다.

새로 맡게된 팀, 한화 선수들을 생각하는 마음도 각별하다.

김경문 감독은 취임 전 "조금씩 안 좋은 부분이 있더라도 지금은 (선수들을) 보듬어줘야 한다. 자신감을 잃은 부분을, (실패에) 상처받은 것을 보듬어 주고 치유 하면서 자신감을 갖고 한걸음씩 나가야 한다"고 방향성을 설명했다. "그런 준비를 해왔고, 내 스스로도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3일 취임식에서 김경문 감독은 "2등이란 건 내게 아픔이었다"고 고백하면서 "한화 이글스와 함께, 팬들과 함께 우승을 꼭 하고 싶다"고 했다.

현장 밖 경험과 깨달음을 통해 넓어지고, 깊어진 '올 뉴' 김경문 리더십. 현장이란 무대에서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까. 4일 수원 KT전이 엿볼 수 있는 첫번째 기회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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