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9·19 전부 효력 정지에 "확성기 이동식 장비 점검, 접경지 포사격 훈련도 재개"
고정식 장비 노출 우려...대북 확성기 즉각 운영 태세 갖춰
軍 남북 접경지서 포사격 등 군사훈련 재개 지침도 하달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군사합의가 효력 정지되면 작전의 융통성이 많아지고 우리 군이 할 수 있는 것들이 늘어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실장은 대북 확성기의 "고정형으로 하는 방법과 이동형 차량에 부착해서 기동형 확성기를 운영하는 방법이 있다"며 "즉각 운영에 제한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북 확성기를 가동할 경우 방송에 담길 내용에 대해선 "가장 효과적인 주제와 단어들을 사용해서 방송을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즉각적으로 할 수 있는 것도 있고, 그런 것들을 준비하는 모습을 공개할 수도 있다"면서 "그런 것들은 많은 부분은 북한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이 실장은 강조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9·19 군사 합의 전부 효력정지안을 심의·의결했다. 이로써 대북 확성기 방송과 함께 군사분계선(MDL) 일대 사격 및 군사훈련의 재개 등이 가능해졌다.
군 당국은 북한의 도발 양상과 수위에 따라 단계적으로 9·19 합의 전부 효력 정지의 후속 조치들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대북 심리전 수단인 최전방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경우 고정식보다는 이동식 장비를 우선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군은 최근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준비를 위한 점검을 실시하고 절차를 숙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동형 이동식 장비에 탑재한 확성기 장비는 군사분계선(MDL) 인근도로가 연결된 곳이면 즉각 이동해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고, 고정식 확성기는 전원 연결과 설치를 위한 작업에 수 시간에서 길면 며칠 가량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대북 확성기 고정식 장비는 최전방 지역 24곳에 으로 설치돼 있었고, 기동식 장비는 16대가 있었다. 2018년 4월 판문점 선언에 따라 고정식은 철거돼 창고에 보관 중이고, 기동식은 인근 부대에 주차돼 있다.
대북 확성기 설비는 북측으로 약 30㎞ 거리의 지역까지 소리가 전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MDL 일대에서 북한을 향해 한국 노래, 한국의 발전된 생활 모습 등을 콘텐츠로 방송했으며, 2010년대 확성기 방송이 재개됐을 땐 우리 군이 '소녀시대'나 '아이유'의 노래 등 대중가요를 틀기도 했다.
북한은 과거 접경지역 군인들을 비롯해 인근 주민들이 심리적으로 동요해 탈북하는 현상이 반복되자 대북 확성기에 예민하게 반응해 왔다.
아울러 군 당국은 육상·해상·공중 완충구역(적대행위 금지구역)에서 포사격 등 군사훈련을 재개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군 소식통은 "9·19 군사합의 전면효력 정지에 따라 완충구역 내 군사훈련을 정상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9·19 합의에 따라 지상에서는 MDL로부터 5㎞ 안에서 포병 사격훈련 및 연대급 이상 야외기동훈련을 전면 중지했다.
이런 지역에서 중지했던 군사훈련을 재개한다는 것은 곧 남북 접경의 육·해·공 영역에서 군사연습을 9·19 군사 합의 이전으로 돌려 정상화 한다는 의미다.
우리 군은 이미 올해 초 북한의 적대행위 금지구역 내 포사격 등에 대응해 9·19 군사합의에 구애받지 않고 적대행위 금지구역에서 포사격 및 기동훈련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올해 1월 북한의 서해 NLL 인근 포사격에 대응한 서북도서 해병대 포사격 훈련을 제외하고는 본격적인 훈련 재개는 자제하고 있었다.
MDL 5㎞ 이내 훈련장 등에서 포사격 및 연대급 기동 훈련과 서북도서 해병부대의 K-9 자주포 사격도 재개될 전망이다. NLL 인근 해군 함정의 기동 및 포사격 훈련도 가능하다.
군 당국은 군사합의 효력정지에 따라 각 군에 적대행위 금지구역 내 훈련을 재개해도 좋다는 지침을 하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지침에 따라 각 군이 계획을 세워 훈련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해병대 서북도서 K-9 사격 훈련은 이르면 이달 중에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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