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운용, 獨 부동산 펀드 결국 EOD행…손실 불가피

조슬기 기자 2024. 6. 4.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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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대주단 대출 연장 불발…3천700억 투자금 손실 우려

이지스자산운용이 4년 전 부동산 펀드를 통해 9천억 원에 사들인 독일 오피스 빌딩의 투자 손실이 불가피해졌습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글로벌부동산투자신탁 229호' 펀드의 트리아논 빌딩 대출의 대출 유보계약(스탠드스틸)이 만료됐다고 전날(3일) 공시했습니다.

스탠드스틸은 대출금에 대한 계약을 현재 상태로 유보하면서 운용사가 시간을 버는 조치로, 스탠드 스틸 만료에 따라 이 펀드가 조달한 차입금과 관련해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했습니다. 

EOD는 채권자가 만기 전에 대출금 회수에 나서는 것을 의미합니다.

앞서 이지스운용은 2018년 10월 해당 펀드를 설정해 국내에서 공모와 사모펀드로 3천750억 원을 모집했습니다. 

특히, 일반인들이 투자한 공모펀드는 KB국민은행, KB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증권(당시 하나금융투자), 대신증권 등을 통해 판매됐습니다.

이지스운용은 이 금액과 현지에서 조달한 차입금을 얹어 트리아논 빌딩을 9천억 원에 인수했습니다. 

당초 해당 펀드의 만기는 지난해 10월이었으나 수익자 총회를 통해 기간을 2년 연장했고 대주단들의 최초 대출 만기도 지난해 11월 말이었으나 현지 8개 대주단과 협의를 통해 6개월 연장한 바 있습니다. 

이후 추가 연장을 논의했지만 대주단이 추가 질권 설정 요구 등을 재연장 조건으로 제시하면서 결국 협상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업계에서는 EOD 발생의 주된 원인으로 트리아논 빌딩의 핵심 임차인인 데카방크가 지난 2020년 임대차 계약을 연장하지 않으며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임대차 계약 연장이 무산되면서 빌딩 자산가치 하락이 이이졌고 2021년 말 감정 평가 결과 담보인정비율(LTV)이 높아져 '캐시트랩'이 발동되기도 했습니다. 

캐시트랩이란 자산 가치 하락으로 LTV가 일정 수준(약 65%) 이상 오르면 임대수익을 제한하는 조항을 뜻합니다. 

트리아논 빌딩은 이후에도 자산가치 하락이 지속돼 LTV가 상승했고 지난해 12월 EOD 사유인 LTV 70%를 초과하면서 캐시트랩 자금으로 급한 불을 끄기도 했습니다.

이지스운용 관계자는 "현지 법원 주도 하에 자산 매각과 도산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법원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며 "투자자 보호를 위해 모든 조치를 강구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한편, 이지스글로벌부동산투자신탁229호 펀드의 최근 수익률은 설정 이후 -79%에 육박하며 원금의 5분의 1 토막이 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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