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년 전 일제가 부순 ‘광주읍성’, 미디어아트 ‘빛의 읍성’으로 재탄생

고귀한 기자 2024. 6. 4.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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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 ‘빛의 읍성’ 개관식 포스터. 동구청 제공

100여년 전 일제 강점기에 철거된 ‘광주읍성’이 94m 길이의 미디어아트 조형물인 ‘빛의 읍성’으로 구현됐다. 이곳에서는 내로라하는 작가의 작품들을 대형 스크린을 통해 관람할 수 있고 징검다리를 걸으며 빛과 관련된 다양한 체험도 즐길 수 있다.

동구는 “야간관광 활성화 사업의 일환인 ‘빛의 읍성’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인근에 조성했다”고 4일 밝혔다. 빛의 읍성은 ‘광주읍성’의 제5의 문을 미디어아트로 구현한 공간이다.

광주읍성은 왜구가 극성을 부리던 고려시대 우왕 4~5년(1378~1379) 처음 지어졌다. 충장로 우체국을 중심으로 서원문(동문)·광리문(서문)·진남문(남문)·공북문(북문) 등 문 4개가 있었으나, 일제 강점기인 1908년에서 1918년 사이 일제에 의해 모두 철거돼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동구는 국비 20억원과 시비 10억원 등 총 45억원을 들여 총길이 94.4m, 최대 높이 7.29m, 최대 폭 5.9m 규모의 조형물을 지었다. 외벽에는 투명 LED 패널로 제작된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광주읍성을 주제로 한 이이남 작가 등 미디어 아티스트 3명의 작품을 선보인다.

‘민주주의’의 이미지를 작품화한 홍성담 화백의 ‘빛의 행진’을 오마주한 영상에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양방향 체험’도 준비돼 있다. 상부에 있는 징검다리를 거닐면서 수목 반딧불 조명 연출과 바닥 인피니티 거울, 성돌구름 등 빛을 이용한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포토존도 마련돼 있다. 전면부에 위치한 작은 연못은 물결에 조형물과 영상이 비쳐 그 형상을 사진으로 담을 수 있다. 총괄 기획자인 윤동식 홍익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는 “관람자의 위치와 빛의 변화에 따라 반사와 투사로 이미지를 달리해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하도록 기획했다”고 말했다.

동구는 빛의 읍성이 문화와 예술을 기반으로 한 도심 야간관광의 명소로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구청 관계자는 “빛의 읍성을 시작으로 빛의 거리와 빛의 마당 등 단계별 구축으로 야관 관광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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