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인터뷰] '원더랜드' 수지에게 '수지로 사는 기분'을 물었다 "수지 맞은 기분이랄까?"(종합)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촘촘하게 쌓아 올려 촉촉하게 터트리는 배우 수지(30)가 스크린 관객을 울릴 준비에 나섰다.
SF 휴먼 로맨스 영화 '원더랜드'(김태용 감독, 영화사 봄·기린제작사 제작)에서 의식불명인 남자친구 태주(박보검)를 원더랜드에서 복원한 여자 정인을 연기한 수지. 그가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원더랜드'의 출연 계기부터 작품을 향한 애정과 열정을 털어놨다.
'원더랜드'는 죽은 사람을 인공지능으로 복원하는 영상통화 서비스 원더랜드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이라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이야기에, 죽은 사람과의 영상통화 서비스라는 영화적 상상력을 접목해 만든 SF 휴먼 로맨스 영화로 극장가 묵직한 울림을 전할 예정이다.
특히 '원더랜드'는 2019년 개봉한 '백두산'(이해준·김병서 감독) 이후 5년 만의 스크린 복귀로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스크린 데뷔작 '건축학개론'(12, 이용주 감독)을 통해 '국민 첫사랑' 열풍을 이끈 수지는 '원더랜드'에서 모든 일상을 함께하다 사고로 의식을 잃은 남자친구를 그리워하는 캐릭터로 묵직한 울림과 공감을 전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일상 속 행복과 혼란, 위로와 그리움의 감정을 다채롭게 그려내며 다시 한번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
이날 수지는 '원더랜드'를 선택한 이유에 "기억의 데이터를 모아 영상 통화로 볼 수 없지만 보고 싶은 사람을 볼 수 있다는 소재 자체가 신선했다. 4년 전 촬영한 작품이지만 그 당시에도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실제로 이런 일이 앞으로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았다. 막연해 보이긴 했지만 신선했고 미래에 이런 서비스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무엇보다 내겐 현실감 있게 다가온 것 같다. 사실 영화 속 AI 기술에 대한 것보다는 사람의 감정이 잘 보이는 작품이 들어서 선택하게 됐다"며 "4년 만에 개봉하게 됐는데 너무 감회가 새로웠고 오래 기다린 만큼 예전에 봤을 때보다 내용이 더 다가온 것 같다. 예전 '원더랜드'를 봤을 때는 내 연기 위주로 보느라 집중이 안됐는데 이번에 봤을 때는 영화 자체로 봐서 좋았다. 다른 스토리에 더 이입되기도 하고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에서 울컥하기도 했다. 스크린 속 내 모습 보다는 영화 내용 때문에 눈물이 많이 났다. 그냥 행복한 부분에서도 눈물이 많이 난 작품이 된 것 같다"고 자평했다.
밀도 높은 감성 연기를 선보인 수지는 "정인이는 깨어나지 않는 태주를 죽었다고 생각하고 원더랜드 서비스를 신청했다. 그 부분에 있어서도 조심스러웠던 것 같다. 정인으로서는 아직 태주가 죽은 사람이 아닌데 서비스를 신청하는 게 태주를 위한 배려가 맞는 것인지, 한편으로는 정인의 이기적인 모습이 아닐까 그러한 혼란이 잘 느껴지도록 연기했다"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더불어 '원더랜드' 예고편이 공개된 순간부터 수지의 화보 영화라는 팬들의 찬사에 "실제로 영화 속에서 정인이가 자다 일어난 신이 많다. 정말 자연스러운 생얼을 보여주는 장면이 많았다. 촬영 때는 너무 리얼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얼굴의 뾰루지를 안 가려도 되나 싶었는데 막상 영화를 보고 나니 자연스러운 모습이 '괜찮네' 싶더라"며 "정인이의 생활감을 보여주고 싶어 목이 늘어난 티셔츠 잠옷을 입고 나오는데 그것도 실제 내 옷이다. 정인이가 잠옷으로 입을 법한 티셔츠를 찾다가 내 옷을 가져왔다. 김태용 감독도 너무 좋다고 했고 나 역시 늘 입던 옷이라 내 집처럼 편하다고 생각하며 연기했다. 목 늘어난 정인의 잠옷 티셔츠는 실제 내 애착 티셔츠다"고 웃었다.
국위선양 급 미모에 대해서도 솔직하고 당당하게 말했다. 수지는 "나도 매일 예쁘지는 않다. 예쁘다는 말은 들을 때마다 좋다"고 머쓱하게 웃었다. 이어 "외모에 대한 부담감은 딱히 없는 것 같다. 그렇다고 과하게 예뻐보이려 외모를 강조하는 노력도 없다"며 "'수지로 사는 기분이 어떠냐'라는 질문을 많이 듣는데 수지 맞은 기분이랄까? 너무 좋고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재치를 보였다.
'백상 커플' 박보검과 첫 연기 호흡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수지는 박보검과 2018년 열린 제54회 백상예술대상부터 올해까지 6년간 MC로 활약했다. '원더랜드'를 첫 연기 호흡을 맞춘 수지와 박보검은 '현실 커플' 이상의 케미스트리를 선보여 팬들의 과몰입을 유발했다. '원더랜드'의 김태용 감독과 배우 탕웨이는 지난 3일 열린 인터뷰에서 수지와 박보검의 케미에 대해 "나를 속일 수도 있지만 '진짜 사귀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생길 만큼 친해 보였다" "눈 호강을 제대로 했다" 등 커플 케미에 만족감을 전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수지는 "촬영을 할 당시에도 현장에서 스태프들이 '진짜 둘이 잘 논다' 할 정도였다. 아무래도 영화 속에서 박보검 오빠와 함께 좋았었던, 행복했던 시절의 영상을 찍어야 하니 말도 놔야 했고 계속 장난치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지게 된 것 같다. 대기할 때도 서로 춤추면서 놀았다. 서로의 몸짓을 보면서 재미있게 놀았다"고 곱씹었다.
그는 "다들 우리의 케미를 예쁘게 봐줘서 감사하다. (탕웨이도 '사귀었으면 좋겠다'라는 반응을 듣고) 그만큼 잘 어울린다는 이야기니까 감사하다"며 "KBS2 '더 시즌즈-지코의 아티스트' 출연 때도 보검 오빠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무대를 준비하면서 노래도 많이 추천해주고 그 추천 곡이 다 좋아서 나는 그저 편하게 다 따라했다. 든든했다. 나도 오랜만에 무대에 섰고 그 무대가 '원더랜드' 때문이라 가수의 입장 보다는 마치 신인 혼성 듀엣의 데뷔 무대 같았다. 무대를 하면서 느꼈던 것은 보검 오빠와 무대에 설 기회가 다시 없을 수도 있는데 영화를 하면서 이렇게 또 추억을 쌓은 것 같아 정말 좋았다. '더 시즌즈' 끝나고 영상을 계속 돌려 봤다. 우리끼리 '너무 예쁘다' 이러면서 만족감이 컸던 무대였다. 무대를 하고나서도 기분이 행복했다. 좋은 에너지를 얻어 가는 기분이었다. 내가 봐도 정말 예뻤던 무대였다"고 밝혔다.
'원더랜드'는 탕웨이, 수지, 박보검, 정유미, 최우식, 그리고 공유가 출연했고 '만추'의 김태용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5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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