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네시주에 위치한 LG 전기차 배터리·가전 공장… 美 시장 공략 본격화

박영준 2024. 6. 4.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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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를 구성하는 모노셀(Mono-cell) 수십장이 차곡차곡 쌓여 파우치 형태가 되는 데는 3초가 채 걸리지 않았다. 얇은 종잇장 같은 모노셀이 쌓인 파우치 배터리는 초음파·레이저 용접을 거쳐 전해질이 주입되고 밀봉됐다. 전기차 배터리 조립 공정의 핵심이 되는 라미네이션(Lamination)·스태킹(Staking) 공정은 100% 무인시스템으로 진행됐다. 배터리 파우치에 전해질이 주입되기 전과 후는 전자저울이 자동으로 무게를 측정하고 오차를 잡아냈다. 배터리 조립 공정의 품질 관리 역시 실시간으로 공정의 이미지를 촬영, 분석, 평가하는 비전검사를 통해 100% 자동으로 이뤄졌다. 
미국 테네시주 스프링힐에 위치한 얼티엄셀즈 제2공장 전경. 스프링힐=박영준 특파원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찾은 미국 테네시주 스프링힐에 위치한 얼티엄셀즈 공장. 전기차 배터리 제작 공정이 쉴틈없이 진행되고 있었다. 최첨단 설비에 맞춰 배터리 생산 공정이 자동으로 진행되고, 직원들은 공정 시스템이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실시간 모니터 등을 확인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1위 자동차 업체 GM이 지분 50대 50으로 투자한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 제2공장은 축구장 35배 크기인 연면적 24만7000㎡ 규모로 1200여명이 근무한다. 얼티엄셀즈 제2공장은 이날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공장에는 배터리 생산라인을 가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시뮬레이터 훈련이 진행되고 있었다. 현실세계의 기계나 장비, 사물 등을 컴퓨터 속 가상세계에 구현한 이른바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직원들을 훈련함으로써 업무 과정에서의 시행착오를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김영득 제2공장 법인장은 워싱턴특파원단과의 간담회에서 “GM은 미국에서 오래 사업한 경험을 바탕으로 환경, 안전, 법률 등을 담당하고, 기술력을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 공정, 설비, 직원 교육 등을 맡는 식으로서로의 강점을 살려 운영하고 있다”면서 “30년 이상 쌓아온 풍부한 양산 경험 및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역대 최단기간에 90% 이상의 수율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테네시주 스프링힐에 위치한 얼티엄셀즈 제2공장에서 현지 직원들이 배터리 생산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제공
미국 테네시주 스프링힐에 위치한 얼티엄셀즈 제2공장에서 생산한 배터리가 탑재된 GM의 전기차 캐딜락 리딕이 지난 5월 30일(현지시간) 제2공장 앞에 전시돼 있다. 스프링힐=박영준 특파원
이 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는 GM사의 캐딜락 리릭에 이미 탑재됐고, 쉐보레 에퀴녹스를 포함한 GM의 신규 전기차 모델에 탑재될 예정이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인플레이션감축법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와 관련한 대중국 수출 규제 조치 등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현지에서의 GM과의 합작으로 일찌감치 안정적인 생산라인을 구축한 셈이다. 
얼티엄셀즈 공장에서 북쪽으로 130㎞ 정도 떨어진 클라크스빌에는 LG화학의 양극재 공장 건설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미국 테네시주 클라크스빌에 있는 LG화학의 양극재 공장 부지에서 지난 5월 30일(현지시간) 작업자들이 공장 건설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클라크스빌=박영준 특파원 
LG화학이 약 2조원을 투자해 지난해 12월 연면적 약 7만6000㎡ 규모의 양극재 공장 착공에 들어간 지 6개월이 지난 현재 대형 크레인 사이에 철제 설비가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었다. LG화학은 2026년 6월부터 양산을 시작하고, 2028년 4월까지 고성능 순수 전기차 약 60만대분에 해당하는 연산 6만t의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를 생산할 능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공장에서 생산된 양극재는 얼티엄셀즈 공장으로 납품, 탄탄한 공급망을 구축하게 된다. 
이튿날 방문한 테네시주 클라크스빌 LG전자 공장에서는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LG세탁기와 건조기 생산이 한창이었다. LG전자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라 냉장고와 TV 등의 생활가전도 미국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생산 공장 확장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LG전자 미국 테네시주 클라크스빌 공장에서 로봇이 사람을 대신해 세탁통을 들어 올리고 있는 모습. LG전자 제공
LG 관계자는 “LG는 테네시 생산기지에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디지털 트윈과 같은 디지털 기술을 도입해 공정을 자동화하고 첨단 제조 기술을 접목하는 지능형 공장을 구축함으로써 북미시장의 수요 변화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계획”이라며 “현지 생산을 통해 물류비, 관세, 배송시간 등을 줄여 미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프링힐·클라크스빌=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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