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혜택 더 넓혀야"...스무살 맞은 서울국제무용콩쿠르
파리오페라발레단 박세은, 마린스키발레단 김기민(사진),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최영규, 워싱턴발레단 이은원 등 세계 유수 발레단에서 활약중인 무용수들을 다수 배출한 서울국제무용콩쿠르가 20주년을 맞았다.
코로나19 시국에 비대면 심사를 도입하는 등 지난 20년간 단 한해도 빠짐없이 개최되어온 서울국제무용콩쿠르는 특히 초창기 해외콩쿠르 참가가 어려운 국내 무용 꿈나무들의 국제무대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그동안 배출하고 현재 국내외 저명 예술단체에서 활약하는 무용수는 400명 이상이다.
영국 로열발레단의 레전드 발레리나 나탈리아 마카로바가 2004년 첫회 심사위원장을 맡아 콩쿠르의 권위를 세웠고, 올해는 독일 하겐극장과 스위스 루체른발레단·바젤발레단 예술감독을 지낸 리처드 월록이 심사위원장을 맡았다.
올해는 20주년을 맞아 광주 아시아문화전당(8월 2일)과 대구문화예술회관(8월 14일)에서 주니어갈라공연까지 이어지는 전국 규모 행사로 확대된다. 집행위원장인 허영일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명예교수는 “지난 20년간 입상한 시니어들이 세계에서 활동할 발판을 만들었다면 향후 20년은 입상한 주니어들이 국내 활동 발판 만들 계획이다. 광주와 대구의 주니어갈라공연도 그런 차원”이라고 밝혔다.
사실 서울국제무용콩쿠르가 주목받는 건 병역특례 때문이다. 발레와 컨템포러리댄스의 시니어부 남자 1위에게 예술특례요원에 편입되는 특전이 주어지는 것. 하지만 최근 국제 콩쿠르 입상자들의 병역특례가 논란이 되고 있다.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홍승찬 한예종 무용원 교수는 “혜택을 더 넓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예술분야에서 한창 발전할 수 있는 나이에 수년간 경력을 중단한다는 것은 치명적이다. 1등만 병역의무를 면제해 주는 게 아니라 입상자들이 군인 신분으로 세계무대에서도 활동할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되고, 국위선양도 충분히 국방의무와 갈음할 수 있는 것으로 인식이 전환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콩쿠르 부문별 시니어부 1위에게는 3000달러씩 수여되고, 대회 그랑프리에게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과 1만 달러의 상금이 수여된다. 민족춤 입상자에게는 해외 스칼라십이 제공된다.
유주현 기자 yj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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