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길바닥서 외쳐야 하나" 울산 발달장애인 부모 '오체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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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국회는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죽음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
이날 '2024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오체투지 울산결의대회'는 지난 5월 충북 청주에서 발달장애인 일가족이 숨진 사건을 비롯해 지난 3년간 발생한 총 23건의 발달장애인 가족 참사를 추모하기 위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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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년간 발달장애인 가족 참사 총 23건 발생
(울산=뉴스1) 김세은 기자 = “정부와 국회는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죽음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
흰 소복을 입고 목장갑을 낀 장애인 부모 40여명이 4일 오전 11시 울산문화예술회관 맞은편 아스팔트 바닥 위로 온몸을 던지며 이같이 외쳤다.
이날 ‘2024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오체투지 울산결의대회’는 지난 5월 충북 청주에서 발달장애인 일가족이 숨진 사건을 비롯해 지난 3년간 발생한 총 23건의 발달장애인 가족 참사를 추모하기 위해 열렸다.
발달장애인 가족 참사는 가족에 의한 살해, 가족 살해 후 자살, 자살 시도 등 발달장애인 가족의 반복된 죽음을 일컫는다. 지난해 9월 울산에서도 30대 발달장애 자녀를 둔 아버지가 자녀를 살해한 후 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김계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울산본부장은 이날 결의대회에서 “발달장애인 가족들은 각자 도생할 수 밖에 없는 사회를 버티기 힘들어 차라리 죽음을 택하고 있다”며 “국가와 지역 공동체가 방치해서 만들어진 사회적 참사”라고 강조했다.
휠체어 리프트를 통해 무대 차량에 올라선 박회송 울산차별철폐연대 대의원대표는 “중증장애인과 부모들이 생존권을 위해 오체투지를 하는 모습을 정부와 시는 아직도 지켜보고 있다”며 “장애인들도 생활할 수 있고 노동할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울산장애인부모연대는 울산시청 남문까지 약 1.4km 거리를 땅에 몸 전체를 닿게 하는 절인 ‘오체투지’ 자세로 1시간가량 이동했다.
부모들은 한 걸음씩 내디딜 때마다 △발달장애인과 가족의 죽음 방지 정책 마련 △발달장애인법·특수교육법 전부 개정 △발달장애인 포괄 지원 및 서비스 체계 구축 등을 요구했다.
나머지 행사 참석자 60여명은 오체투지 대신 발달장애인 가족 참사로 숨진 33명의 영정 사진과 손팻말을 들고 행진했다.
이날 오체투지에 참여한 이해경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울산지부장은 “언제까지 발달장애인 자녀 부모들이 아이들의 삶을 위해서 길바닥에서 엎드리고 소리를 외쳐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해마다 울산시에 정책을 제안하지만 아이들의 성장 속도에 정책과 제도가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김미영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울산지부 북구지회 총무는 “비장애 아이들의 교육관을 위해 우리 아이들은 분리와 배제가 당연한 차별의 현장을 사회에 나가기도 전에 이미 경험하고 있다”며 “우리가 이렇게 온몸을 바닥에 던지는 이유는 내 아이만큼은 사람답게 살았으면 하는 마음 단 하나”라고 말했다.
한편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7월 2일까지 전국을 돌며 오체투지를 이어갈 예정이다. 지난 5월 28일 제주를 시작으로 이날 울산에서는 세 번째 오체투지가 진행됐다.
이들은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 및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의 전부 개정을 촉구한다. 또한 △지역사회 자립생활 기반 마련 △발달장애인 취업률 30% 달성 △완전한 통합교육 기틀 마련 △발달장애인 건강권 확보 등의 내용을 담은 12대 정책도 함께 제안한다.
syk00012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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