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엔 직접 타격까지 했다…'대북 확성기'에 벌벌 떠는 김정은, 왜

김인한 기자 2024. 6. 4.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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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9·19 남북 군사합의'를 전면 효력 정지한 것은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와 GPS(위성항법장치) 교란 등 연이은 도발이 우리 국민에게 실질적 위협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대령)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9·19 군사합의 효력정지안 의결에 따른 군사적 조치' 관련 질문을 받고 "군사 작전의 융통성이 많아지고 우리 군이 할 수 있는 일들이 늘어난다"며 "(대북확성기 방송 재개와 전방부대 훈련 등이) 가능하도록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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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김정은, 2015년 8월 준전시 상태 선포…"대북 방송 안 끄면 군사행동 돌입" 협박도
2000년 이후 대북(對北) 심리전 중단과 재개/그래픽=이지혜


정부가 '9·19 남북 군사합의'를 전면 효력 정지한 것은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와 GPS(위성항법장치) 교란 등 연이은 도발이 우리 국민에게 실질적 위협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번 효력 정지 결정에 따라 군사분계선 남측 5㎞ 내 훈련 뿐 아니라 대북확성기 방송 재개 등이 가능해진다. 다만 김정은 정권이 9년 전 대북확성기를 직접 포격한 전례를 참고해 '대응 수위 조절'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온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4일 오전 10시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9·19 군사합의 전체의 효력을 정지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를 재가하고 정부가 북한에 통보하는 대로 9·19 군사합의는 효력이 완전히 정지된다.

대북확성기 방송 재개 준비…최전방 부대 지역민들 우려
정부가 9·19 군사합의 전부 효력정지를 결정한 4일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황해북도 개풍군 북한 초소 주변에서 북한 군인들이 진지 공사를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대령)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9·19 군사합의 효력정지안 의결에 따른 군사적 조치' 관련 질문을 받고 "군사 작전의 융통성이 많아지고 우리 군이 할 수 있는 일들이 늘어난다"며 "(대북확성기 방송 재개와 전방부대 훈련 등이) 가능하도록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합참에 따르면 우리 군은 김정은 정권이 가장 두려워하는 대북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고정식 확성기는 전원을 연결하는 등의 작업이 며칠 소요되지만 이동식 확성기는 곧바로 작전에 투입될 수 있는 상황이다. 우리 군은 2018년 대북확성기 철거 직전 고정식·확성기 40여대를 설치해 운용한 바 있다.

대북확성기는 1963년부터 활용되기 시작한 대표적인 대북 심리전 수단이다. K팝 등 한류 관련이나 김정은 체제의 실상을 북한 주민들에게 알리는 내용 등으로 구성된다. 소리가 잘 전파되는 저녁 시간에는 최대 30㎞ 밖에서도 방송 소리가 들린다고 한다. 북한 주민들의 내부 동요가 상당해 김정은 정권이 가장 두려워하는 대상이다.

군은 앞으로 북한의 도발 행위를 보고 대북확성기 방송 재개를 결정한다는 방침이지만 우려의 시각도 적지 않다. 경기도 연천군 등 북한과 인접한 최전방 부대 지역민들은 2015년 8월 북한이 대북확성기 방송 재개 이후 우리를 상대로 무력 도발에 나선 전례가 있는 만큼 우려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2015년 8월 대북확성기 직접 타격…"우리가 이성적으로 행동해야"
박근혜 대통령이 2015년 9월 분당 서울대병원을 방문해 비무장지대(DMZ) 지뢰도발로 부상을 당한 하재헌 육군 하사를 격려하고 있는 모습. / 사진=머니투데이 DB

앞서 우리 육군 부사관 2명은 2015년 8월4일 비무장지대(DMZ)에 북한이 설치한 목함지뢰를 밟고 중상을 입었다. 정부는 관련 상응 조치로 약 5년 만에 대북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그러자 북한은 8월20일 체제 위협을 느끼고 경기도 연천군 28사단 최전방에 배치된 확성기를 겨냥해 14.5㎜ 고사총 1발과 76.2㎜ 평곡사포 3발을 발사했다.

이에 우리 군은 포탄 발사 추정 지점을 향해 155㎜ 자주포 29발로 대응 사격을 했다. 북한은 준전시 상태를 선포하고 휴전선에 인접한 부대들에 완전무장을 지시하기도 했다. 또 '48시간 내 대북 방송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강력한 군사행동에 돌입한다'고 위협했다.

당시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은 8월22일부터 25일 새벽까지 무박 4일간 황병서 북한 노동당 총정치국장과 '54시간의 마라톤' 담판 끝에 남북이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는 합의를 도출했다. 북한은 우리 군의 부상에 유감을 표명했고 우리 군도 군사분계선 일대의 모든 확성기 방송을 중단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9·19 군사합의 전면 효력정지 의미'에 대해 "북한은 앞으로 우리 측에 합의 파기 책임을 전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우리 정부가 합의를 지키고 이성적으로 행동해 군사적 긴장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군사분계선 일대의 완충적 역할을 우리 스스로 제거할 이유가 없다"며 "안보 불안은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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