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금호강 르네상스’ 개발 멈춰야”…대구시, 2026년까지 생태탐방로 공사 등 추진

백경열 기자 2024. 6. 4.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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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강 하천조성사업 조감도. 대구시 제공

환경단체가 금호강 일대를 대대적으로 개발하려는 대구시에 사업 중단을 촉구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4일 성명을 내고 금호강을 두 번 죽이는 ‘금호강 르네상스 개발사업’을 즉각 그만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충분한 여론수렴 과정도 없이 대구시가 사업을 졸속으로 시작한다고 비판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대구시에) 이미 수차례 관련 사업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대안을 언급하면서 사업 철회 내지는 수정을 제안했다”면서 “하지만 대구시는 여전히 불통 행정으로 문제의 사업들을 그대로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구시는 이달부터 금호강 르네상스 사업의 일환으로 3건의 공사를 시작한다고 지난 2일 밝힌 바 있다. 2026년까지 예정된 공사에 국비 405억원 등 810억원이 투입된다.

‘금호강 국가생태탐방로 조성사업’(사업비 60억원)은 안심습지와 금강습지, 팔현습지를 연계해 시민들이 생태·역사·문화자원을 보다 쉽게 살펴볼 수 있도록 생태탐방로·조류관찰대·전망대 등을 조성하는 공사다.

300억원의 사업비가 예정된 ‘디아크 문화관광 활성화사업’은 문화·미술관인 디아크 주변의 문화관광자원(화원유원지·달성습지)과의 연계를 위해 길이 428m의 랜드마크 관광보행교와 전망대, 낙하분수, 경관조명 등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또 주변에는 문화광장·갈대원·풍경의창 등도 조성한다.

환경단체는 생태탐방로 조성사업의 경우 이미 잘 닦여 있는 금호강 제방길을 활용하고, 추가로 현재 차량 통행이 가능한 가천잠수교를 보행 전용지구로 바꾸는 것을 고려하는 게 현실적이라는 입장이다.

디아크 문화관광 활성화사업 조감도. 대구시 제공

디아크 문화관광 활성화사업 역시 멸종위기 야생생물이 자주 찾는 세계적인 습지인 달성습지의 가치를 크게 훼손하는 잘못된 행정이라는 게 환경단체의 시각이다.

끝으로 대구시는 금호강 동촌 일대의 호안을 정비하고 비오톱을 복원한 뒤, 야외 물놀이장과 음악분수 등을 만드는 ‘금호강 하천조성사업’(사업비 450억원)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이 역시 환경단체는 기존 유원지 시설과 큰 차별점이 없는 전형적인 예산 낭비 사업이라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금호강 구간 중 동촌유원지의 수질이 가장 좋지 않다. 동촌보로 인해 물이 갇혀 있기 때문”이라면서 “이 일대를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조성하고 싶다면 동촌보부터 열어 수질부터 개선하고 사업의 가능성을 보는 게 옳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사업이 강행될 경우 국고 예산 환수운동을 벌이는 등 사업 추진을 막겠다는 방침이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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