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홍남기, 국가채무비율 축소 지시"

윤정훈 2024. 6. 4.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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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기획재정부가 '국가채무비율 전망치'를 축소한 정황이 드러났다.

감사원은 4일 '국가채무비율 전망치 축소·왜곡, 예비타당성조사 부실 면제 등 주요 재정관리제도 운영의 문제점 확인' 결과보고서를 내고 당시 기재부 장관이 국가채무비율을 당초 153%에서 81.1%로 축소왜곡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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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기재부 국가채무비율 전망치 축소 의혹 감사
홍남기 전 부총리, 국가채무비율 153%→81.1% 축소 지시
국가채무비율 두 자릿수로 만들기 위해 방법 임의 변경
감사원 “국가 정책적 추진사업, 사업 구체화” 주문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기획재정부가 ‘국가채무비율 전망치’를 축소한 정황이 드러났다.

(사진=연합뉴스)
감사원은 4일 ‘국가채무비율 전망치 축소·왜곡, 예비타당성조사 부실 면제 등 주요 재정관리제도 운영의 문제점 확인’ 결과보고서를 내고 당시 기재부 장관이 국가채무비율을 당초 153%에서 81.1%로 축소왜곡했다고 밝혔다. 당시는 홍남기 전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장관이 근무하던 시기다.

홍 전 부총리는 2020년 7월 장기재정전망 과정에서 전망결과인 ‘2060년 국가채무비율’이 세 자릿수로 높게 발표될 경우 직면하게 될 국민적 비판 등을 우려해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을 두 자릿수로 만들라고 지시하고, 이를 위해 전망 전제와 방법을 임의변경하여 잘못된 전제를 적용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감사원)
당시 홍 전 부총리는 2015년 실시한 전망에서 2060년 국가채무비율이 62.4% 수준으로 전망됐는데, 5년만에 전망치가 100%를 넘으면 지적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수정을 주문했다. 이에 당시 나주범 기재부 재정혁신국장(현 교육부 차관보)이 전망치를 수정 작업한 것으로 보인다.

장기재정전망을 할 때는 재량지출과 의무지출을 더해서 총지출을 산정한다. 통상적으로 미국과 영국 등 주요국은 재량지출이 경상성장률이나 물가상승률 등에 연동돼 증가한다고 전제한다. 하지만 기재부는 이를 줄이기 위해서 총지출을 경상성장률에 맞추는 방안을 고안했다.

하지만 한국 사회 특성상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의무지출이 빠르게 증가할 수 있는데 이 경우 당시 기재부가 낸 안에 따르면 재량지출은 마이너스(음수)가 발생한다. 이는 현실 가능성이 없고, 장기재정전망 원칙에 위배하는 수치를 낸 것으로 해석된다.

평가 방법에 따라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111.6%~168.2%로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사진=감사원)
감사원이 한국재정학회·조세연구원과 전망치를 내본 2060년 국가채무비율 전망치는 148.2%로 나타났다. 당시 정부가 발표한 81.1%와 현격한 차이가 난다. 최초에 기재부가 준비했던 153%와 유사한 수준이다.

이에 감사원은 기재부장관에게 국가 정책적 추진사업의 경우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요구에 앞서 국가재정법 제38조 제2항 제10호 등에 따라 사업의 목표, 사업규모, 추진체계, 소요예산, 운영주체, 운영계획 등 사업계획을 구체화하도록 주문했다.

감사원은 홍 전 경제부총리에 대해서는 비위행위가 국가공무원법 제56조에 위배된 것으로 판단되지만 2022년 퇴직한 바 있어 그 비위내용을 통보해 재취업, 포상 등을 위한 인사자료로 활용하도록 하고, 인사혁신처에 통보하여 공직후보자 등의 관리에 활용될 수 있도록 통보(인사자료)하라고 조치했다. A국장에게는 주의를 요구했다.

윤정훈 (yunrigh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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