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위원장 "최저임금 차별 시도 시 최임위 사퇴 이상 강력 대응"
"차별금지법으로 강제해야…논의 구조도 바꿔야"
"정부, 노동약자 지원한다면서 임금차별…괴리"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위원장이 올해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적용(차별적용)을 밀어붙인다면 위원 사퇴 수준을 뛰어넘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국회와 계속 소통하면서 최저임금 차별적용 시도에 대한 뿌리를 뽑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며 "혹시라도 현재 진행되는 최임위에서 업종별 차별적용을 밀어붙인다면 최임위 위원 사퇴 수준을 뛰어넘는 강력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의 강한 조처를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현장 투쟁도 필요하겠지만, 최종적으로 차별을 금지하는 법 제정으로 강력히 강제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현재와 같은 최저임금 논의 구조 자체를 입법 등을 통해 바꿔야 한다고 본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3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간담회를 진행했는데 민주당이 단단히 각오하고 있다는 의지를 보았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한국노총 출신 위원들도 대거 포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입법에 자신감을 보였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입법 거부권을 행사한 이른바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법 2·3조 개정 재추진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은 지난 총선에서 거대 야당을 선택했다. 이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민심이 어떠한지 투표로 보여준 것"이라며 "21대 국회에서 거부권을 행사했던 노동관련 법안인 노조법 2·3조, 간호법 등을 비롯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들에 대해 결단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했다.
이어 "총선 결과로 인해 정부여당의 입법 동력이 현저히 떨어진 만큼 일방적인 제도 개악은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도 "여전히 고용보험(실업급여)과 산재보험을 악화시키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고, 국민연금 개혁 또한 무산된 만큼 전반적인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한 대정부 투쟁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정부가 추진중인 '노동약자 보호법'에 대해서는 "약자를 보호하겠다는 걸 폄하할 뜻은 없지만, 현재 펼치고 있는 정책은 그렇지 않다는 게 문제"라며 "약자를 보호하려면 최저임금 차등적용을 하면 안 된다. 또 고용보험·산재보험을 타기 어렵게 만들고, 노조법 2·3조도 계속 반대하면서 어떻게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돕겠다는 건지 현실의 정책과 말 사이의 괴리 때문에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대통령 소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참여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한국노총은 경사노위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는 유일한 노동계 대표다.
경사노위는 지난 2월 노·사·정 대표들의 사회적 대화 합의로 윤석열 정부 들어 첫 발을 뗐지만, 한국노총이 공무원·교원 노조전임자 근로시간 면제(타임오프제) 논의를 위한 심의위원회 구성을 두고 반발하면서 4개월 간 '개점휴업' 상태였다.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던 노정은 지난달 29일 극적으로 갈등을 봉합하면서 '지속가능한 일자리와 미래세대를 위한 특별위원회(미래세대특위)' 1차 회의가 같은 달 30일 열렸다.
이날 김 위원장은 "조금 늦었지만 지난주에 특위가 본격 시작됐다"며 "인구, 기후, 산업전환이라는 복합위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논의인 만큼 막중한 책임감으로 논의를 이끌어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그동안 정부는 사회적 대화를 통해 노동관련 현안을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었고 그냥 밀어붙이기로 일관해왔다"면서 "총선 결과 등으로 지금까지처럼 반노동 정책으로 일관하기에는 정부도 큰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는 만큼, 향후 경사노위 대화에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으로 임하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와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에 경사노위를 벗어난 사회적 대화체 구성을 제안한 것과 관련해 "경사노위가 사회적 대화의 중요한 창구라고 생각하지만, 경사노위 틀 안에만 갇힐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산업전환이라는 중요한 시기에 경사노위에서 이 문제를 논하기에 시급성이나 여러 한계가 있기 때문에 당사자들이 심도있는 논의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총하고는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하고 있고, 대한상의와는 각자 내부적으로 입장을 정리하는 단계"라며 "경사노위 내에서는 구체적인 문제를 다루고, 폭넓은 사회전환 의제는 (노사가 참여해) 확대돼서 다루는 등 사회적 대화가 풍부해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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