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했던 FA시장, 큰 판은 트레이드에서 열렸다

황민국 기자 2024. 6. 4.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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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현(왼쪽)과 두경민 | 창원 LG 제공



프로농구 팬들 사이에선 올해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아쉬움이 있었다. 판도를 흔들 수 있는 대어급 선수들이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그 아쉬움을 단번에 날려버리는 소식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선수와 선수를 주고받는 대형 트레이드다.

창원 LG가 그 중심에 섰다.

2시즌 연속 정규리그 2위라는 성과를 낸 LG는 봄 농구에서 연달아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실패해 칼을 뽑았다.

FA시장에서 기존 선수들을 붙잡는 데 최선을 다했던 것과 달리 물밑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인 것이다. 선수를 지키는 게 아니라 내보내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LG의 원투 펀치로 분류됐던 이재도와 이관희 모두 트레이드 카드였다.

LG는 4일 이재도를 고양 소노에 보내는 대신 슈터 전성현을 데려왔다. 전날인 3일 이관희를 원주 DB에 보내며 두경민을 받아온 데 이어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또 최진수 영입을 위해 이승우를 울산 현대모비스에 보냈다. 일본 B리그에 진출했던 장민국까지 서울 삼성의 양해 아래 데려왔으니 재계약한 외국인 선수 아셈 마레이를 제외하면 베스트 멤버가 모두 바뀐 것이나 마찬가지다.

조상현 LG 감독은 “구단과 상의 끝에 내린 결정이다. (이)관희와 (이)재도는 두 시즌동안 내가 원하는 부분을 잘 따라와 줘서 고마운 마음이 크고 , 승우는 많은 기회를 못 줘서 미안하다. 다른 팀으로 보내게 되어 아쉽지만, 모두 새로운 팀에서 즐겁게 농구를 했으면 좋겠다. 새로운 목표를 위해 내린 결단인 만큼 다가오는 시즌 잘 준비하여 팬들과 행복한 농구를 하겠다”고 말했다.

LG만 적극적인 것은 아니다. 트레이드 상대였던 소노와 DB, 현대모비스 모두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소노는 KBL에서 3점슛과 관련된 기록을 대부분 보유한 전성현을 포기한 대신 이정현과 함께 게임 리딩을 책임질 수 있는 이재도를 품에 안았다. 소노가 FA 시장에서 3&D 자원을 대거 수집했다는 점에서 아쉬운 결정일 수 있지만 이정현에게 쏠린 부담을 일부 덜어냈다는 점은 반가운 대목이다. 김승기 소노 감독은 ”수비와 게임 리딩이 뛰어나고, 10점 이내의 리드 접전 상황에서 끝까지 버티는 힘과 승부처에서 경기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선수”라며 “정통 포인트 가드로서 정현이의 체력적인 부담을 줄여주고, 함께 뛸 때는 더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팀인 DB는 전력 외로 간주했던 두경민 대신 즉시 전력감인 이관희를 데려온 사실에 의미를 두고 있다. 두경민은 과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될 정도로 거물급 스타지만 지난 시즌 DB에선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DB는 “슈팅능력과 대인 방어에 장점이 있는 이관희가 팀에 필요한 포지션인 슈팅가드에서 큰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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