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웨이 “수지·박보검, 감탄하며 얼굴만 계속 쳐다봤어요”[인터뷰]
배우 탕웨이가 남편인 김태용 감독의 신작 ‘원더랜드’로 돌아온다. 극 중 AI 바이리 역을 맡아 눈물 겨운 모성애를 보여준다. 이뿐만 아니라 수지, 박보검, 정유미, 최우식, 공유 등 초호화 스타군단과 함께하며 작품에 힘을 싣는다.
“전 박보검과 수지의 얼굴을 보고 감탄만 했어요. 오죽하면 첫 미팅 때 두 사람 얼굴만 쳐다봤다니까요. 어떻게 두 사람을 한꺼번에 눈 앞에서 오랜 시간 볼 수 있겠어요?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최대한 눈에 담으려고 했죠. 기자회견 할 때에도 옆에 앉아있었는데 두 사람 얼굴을 계쏙 보고 싶어서 틈나는 대로 바라보고 사진도 찍었어요. 피부, 눈빛, 입꼬리 올라간 그 미소까지 다 좋았고요. 예쁜 걸 좋아하는 건 사람의 본능이잖아요. 이 작품 찍을 땐 그래서 더더욱 말할 수 없는 극한의 즐거움을 느꼈어요. 재밌는 건 제가 계속 쳐다봐도 두 사람은 크게 신경쓰지 않더라고요. 하하.”
탕웨이는 최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원더랜드’로 남편과 함께 신작을 내놓는 설렘, 김태용 감독에 대한 애정, 그리고 엄마·딸로서 자신의 바람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여건이 허락하는 한 엄마·딸과 다같이 함께하려고 노력하죠”
극 중 바이리는 홀로 남을 딸과 엄마를 위해 자신과 똑같이 생긴 AI 서비스 ‘원더랜드’를 신청한다. 실제 그도 딸이 있는 엄마로 마음이 많이 아팠다고 한다.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이 어떤 감정을 가질지 참 궁금해요. 시사회 때 15살 소녀가 극 중 바이리가 병상에 누워있는 모습부터 눈물이 터지더니 끝까지 울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어린 친구의 감정을 건드렸다는 점에서 깜짝 놀랐죠. 또 누군가는 그러더라고요. 이 영화를 보고 얼마나 우느냐에 따라 T와 F로 구별된다고요. 그런 기능까지 갖춘 영화가 될 줄이야, 너무 재밌었어요.”
실제로도 딸 ‘썸머’를 키우는 엄마로서도 다양한 생각을 했을 터다. 그는 어떤 딸, 어떤 엄마일까.
“신기하게도 우리 엄마도 외동딸, 저도 외동딸, 그리고 우리 딸 썸머도 외동이에요. 그래서 영화 속 설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꼈죠. 영화 속에서 바이리의 엄마가 식은 만두를 먹다가 흰머리가 뚝 떨어지는 장면이 나오는데 제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실제 우리 엄마도 나와 영상 통화하면서 밝게 ‘난 잘 있어’라고 하지만 전화를 끊고 나면 저러지 않을까. 외롭고 고독하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 싶었죠. 그래서 여건이 허락하는 대로 전 우리 엄마와 썸머, 다같이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해요. 그리고 최대한 신선한 음식을 엄마에게 보내줘서 만들어먹게 해주려고 하고요. 엄마가 꿈꾸는 것도 최대한 실현해주려고 옆에서 도와주려고 하는데요. 썸머도 외할머니가 건강해질 수 있게 엄청 노력해요. 운동하나 안 하나 감시도 하고, 잘 먹고 잘 자야한다고 알려주기도 하고요. 하하.”
■“남편 김태용 감독은 천부적인 이야기꾼이죠”
영화 ‘만추’(2011) 이후 김태용 감독과 13년 만에 또 한 번 손을 잡았다. ‘만추’에서 만나 결혼에 골인한 이후론 첫 작품이기도 하다.
“이번 작품의 소재를 들었을 때부터 혹했어요. 남편은 마치 실험대상처럼 제게 이것저것 물어보며 아이디어를 쌓았죠. 제 안에서 뭔가 계속 꺼내고 파내려고 해서 ‘그래요, 계속 파내세요’라는 마음으로 임했어요. 마치 과학자처럼 꼼꼼하게 연구하고 뭐 하나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참 존경스러웠고요. 남편은 천부적인 이야기꾼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많은 배우가 그의 유려한 언변에 속는 것 같아요. 하하.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이야기를 잘 못하는 감독은 대부분 좋은 감독이 될 수 없거든요? 그런 면에서 김태용 감독은 좋은 실력을 가졌죠.”
이번 작품에선 공유와 희미한 러브라인을 쌓는다.
“공유와 함께 찍으면서 정말 즐거웠어요. 촬영 분량이 적어서 아쉬웠던 것 빼곤 너무 좋았죠. 즐거움을 충분히 느낄만큼 시간이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하하. 만약 시즌2를 찍는다면요? 당연히 해야죠, 왜 안해요? 듣기만 해도 재밌을 것 같은데요? 제가 남편에게 계속 푸시를 해보겠습니다. 하하.”
그러면서도 김태용 감독에 대한 신뢰와 애정을 감추지 않는 그다.
“김태용 감독은 저와 흥미를 갖는 지점이 비슷해요. 그래서 만약 또 차기작을 같이 하자고 하면 당연히 할 거예요. 제가 생각하는 것들을 던져줘도 함께 사고해주고 아이디어를 더해주는 사람이거든요. 이번에도 함께 작업하면서 좋았던 점은, 예전보다 서로 더 익숙해져서 촬영할 때 척척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었다는 거예요. 이렇게 잘 맞는 호흡을 다음 작품에서도 이어간다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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