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초동은 줄었지만…"민희진·하이브 내홍에도 선방"

이재훈 기자 2024. 6. 4.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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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더블 싱글 '하우 스위트' 초동 88만장…전작 미니 2집 '겟업' 초동 165만장
음반업계 숨고르기·내달 日 싱글 발매로 구매력 분산 원인
EP나 정규 아닌 곡 수 적은 싱글 이유도
[서울=뉴시스] 뉴진스. (사진 = 어도어 제공) 2024.06.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신드롬 걸그룹 '뉴진스(NewJeans)'의 신보 초동(앨범 발매 이후 일주일 판매량)이 전작에 비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K팝 음반업계 숨고르기와 함께 소속사의 내홍에도 선방했다는 평가다.

4일 음반 판매량 조사회사 한터차트에 따르면, 뉴진스가 지난달 27일 발매한 새 더블 싱글 '하우 스위트(How Sweet)' 일주일 누적 판매량은 88만4717장이다.

발매 당일에만 81만1843장이 팔려 초동 밀리언셀러에 청신호를 켰으나 아직 판매량이 여기에 미치지 않고 있다.

아무래도 뉴진스가 지난해 7월 발매해 역대 K팝 걸그룹 초동 2위(약 165만장)를 기록한 미니 2집 '겟 업(Get Up)'과 비교가 될 수밖에 없다.

숫자로만 보면 사실상 반토막이 난 초동 판매량이라, 표면상만 따지고 보면 뉴진스의 이번 싱글 성적에 대해 평가절하가 가능하다. 초동은 팬덤의 규모와 힘을 상징하는 숫자 중 하나로, 그간 뉴진스 팬덤 '버니즈'가 줄었거나 구매력을 상실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소속사 어도어 민희진 대표와 어도어 모회사 하이브가 갈등을 겪는 가운데도 비교적 호성적을 거뒀다는 반응도 있다.

K팝 음반업계 판매량 숨고르기…팝업·내달 日 데뷔 싱글 발매 등으로 인한 구매력 분산

특히 이번 싱글 발매 이후 일주일은 지금까지 뉴진스 활동에서 가장 불투명한 시기였다. 지난달 31일 열렸던 어도어 임시주주총회(임총)에서 민 대표에 대한 해임 안건이 올라왔기 때문이다. 임총이 열리면 민 대표의 해임은 수순이었다.
[서울=뉴시스] 뉴진스. (사진 = 어도어 제공) 2024.06.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민 대표는 뉴진스 총괄 프로듀서로서 '뉴진스 맘'으로 통하며 이 팀의 분위기를 만드는데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 그런 민 대표가 뉴진스의 제작을 더 이상 맡지 않으면, 그룹의 색깔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예상이었다. 그런데 민 대표는 하이브를 상대로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법원은 지난달 30일 민 대표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 민 대표가 당분간 대표직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하이브든 민 대표든 뉴진스 홍보에만 매달릴 수 없는 상황이었다. 버니즈 역시 음반 구매에만 열을 올릴 수 있을 수 없었다.

여기에 뉴진스는 아이돌 신에서 가장 상술을 적게 쓰는 팀이다. 민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공개적으로 아이돌 음반 판매량 상술에 대해 비판을 한 만큼, 당연히 음반 판매량을 늘리기 위한 편법은 최대한 배제됐다. 또 이번 음반은 인스트루멘털을 제외하고 두 곡이 실린 싱글이다. 보통 싱글 판매량은 미니앨범인 EP나 정규 음반 판매량보다 떨어진다.

게다가 처음으로 연간 앨범 판매량이 1억장을 넘기는 등 지난해 음반 판매량 정점을 찍었던 K팝 신은 올해 역성장이 예상된다. 중국 수출 물량이 빠지고 있고 콘서트·팬미팅·팝업 등 음반 구매 외 K팝 관련 즐길 거리가 많아지면서 음반에 집중됐던 구매력이 분산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뉴진스는 내달 21일 일본 데뷔 싱글 '슈퍼내추럴' 발매를 앞두고 국내에서도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여기에 '하우 스위트', '슈퍼내추럴' 팝업도 예고됐다. '슈퍼내추럴' 관련 일본 팝아트 거장 무라카미 다카시, 스트리트 패션 대부인 프로듀서 후지와라 히로시 협업 굿즈 발매를 확정한 터라 팬들의 호주머니가 나눠질 수밖에 없다. 내달 26~27일엔 일본 도쿄돔에서 팬미팅도 열린다. 약 10만명 규모다.

[서울=뉴시스] 뉴진스. (사진 = 어도어 제공) 2024.06.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물론 민 대표와 하이브 분쟁이 장기전에 돌입하면서 피로감을 느낀 '라이트 팬덤'이 신을 떠나면서 음반 판매량 등이 일부 감소할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음반 판매량 감소엔 다양한 요인이 현재 공존하는 만큼 그걸 뉴진스의 인기 하락과 직결시키는 건 곤란하다는 지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버니즈는 더 결집하고 있다. 향후 사태는 예의주시해야 하지만 민 대표가 하이브에 화해를 제안한 상황이라, 뉴진스 향후 활동은 당분간 긍정적이다.

실제 이번 싱글의 음원차트 성적은 나쁘지 않다. '하우 스위트'와 커플링곡 '버블검'이 국내 최대 음원 플랫폼 멜론 톱100에서 2, 3위를 차지하는 등 국내외 음원차트 상위권을 장악 중이다.

또 '하우 스위트'는 8일자 빌보드 차트 내 '빌보드 버블링 언더 핫 100(Billboard Bubbling Under Hot 100)'에서 12위를 차지했다. 이 차트는 '핫 100'에 아쉽게 진입하지 못한 25위까지를 매긴 순위 차트다. 뉴진스는 '핫100'에 이미 다섯 곡을 올렸다. '슈퍼 샤이'(48위), 'OMG'(74위), 'ETA'(81위), '디토'(82위), '쿨 위드 유'(93위)다.

중견 음반사 관계자는 "뉴진스에게 악재가 있는 때지만 영국 대영박물관 가이드 녹음, 경복궁 근정전 공연 등 K팝 대표 걸그룹 위상도 동시에 확인한 시간이다. 이번 위기를 잘 넘기면 다양한 결의 성장 서사가 더해져 팬덤이 더 확고해질 것"이라고 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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