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여성 대통령 탄생했는데…멕시코 주가 '곤두박질' 이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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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집권당 후보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멕시코 증시 주가가 폭락했다.
함께 치러진 총선에서 여당이 헌법 개정이 가능한 의석을 확보하는 대승을 거두면서 멕시코가 20세기 제도혁명당(PRI)과 같은 일당 독재를 부활시킬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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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범죄 폭증에도 탈중국 수혜로 여당 정권 사수
멕시코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집권당 후보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멕시코 증시 주가가 폭락했다. 함께 치러진 총선에서 여당이 헌법 개정이 가능한 의석을 확보하는 대승을 거두면서 멕시코가 20세기 제도혁명당(PRI)과 같은 일당 독재를 부활시킬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카르텔 범죄에 22만명 희생에도 중국 덕에 정권 연장
3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미 증시에 상장된 멕시코 주식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 MSCI 멕시코ETF EWW는 이날 하루 10.7% 하락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쇼크가 터진 2020년 3월16일 이후 최대 내림 폭을 기록했다. 멕시코의 벤치마크 주식시장 지수가 이날 6.1% 하락하고 환율까지 급락했기 때문이다. 블랙록의 아이셰어 멕시코ETF는 약 20억달러 규모의 최대 멕시코 ETF다.
외화 자금이 썰물 빠지듯 빠지면서 멕시코 페소화 환율도 급락했다. 이날 오후 멕시코 페소화는 달러화 대비 가격이 4% 이상 하락하며 장중 한 때 달러당 17.75페소에 거래됐다. 2020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페소화 가치다.
현직 대통령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MLO·암로)가 재임하는 동안 조직범죄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임기 동안 22만명이 실종하거나 사망했다. 그러나 제조업 탈중국화의 수혜를 입고, 정부의 분배정책 덕분에 빈곤층 국민들의 생활이 나아지면서 여당 국가재건운동(MORENA)은 정권 연장에 성공했다. 선거 당일에도 한 투표소에 불이 났고 다른 두 투표소에서도 총격 사건이 벌어졌다. 선거 기간 동안 최소 36명의 후보자가 사망했다. 재정 적자를 감수한 각종 사회주의 정책으로 국가 재정도 악화됐다.
일당독재 개헌 추진 가능성 ↑
셰인바움 당선인 역시 복지 확대와 최저임금 적극 상향 등 좌파 정책을 지속하겠다고 약속했다.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고디언 케멘 신흥시장전략대표는 블룸버그통신에"(집권당이) 의회에서 압도적 다수를 차지한다면 멕시코에 중대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시장이 에너지 정책, 재정 관련 입장, 그리고 통화 정책에 대해 우려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제안한 개헌안을 추진할 수 있다는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날 함께 치러진 상·하원 의원 선거에서도 여당이 압승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멕시코 총선에서 하원 500석 가운데 363석, 상원 128석 가운데 82석을 집권당 모레나가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모레나는 지방선거에서도 압승해 수도인 멕시코시티를 포함해 9개 주지사 가운데 7명을 배출했다.
판사 직선제, 의회 축소, 독립적인 선거관리 기구 해체 등을 골자로 하는 개헌안이 통과될 경우 과거 1당 독재체제로 회귀할 것이란 우려가 높다. 워싱턴 싱크탱크 윌슨센터의 선임 자문 던컨 우드는 기고문을 통해 "이제 미국은 일당이 지배하는 멕시코와 국경을 접하게 됐다"면서 "그저 대통령과 의회를 장악한 것이 아니라 나라 전체를 장악한 당과 마주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르투로 사루칸(Arturo Sarukhán) 전 미국 주재 멕시코 대사는 FT에 “제도혁명당이 돌아왔다”며 "차이점은 옷 색깔밖에 없다"이라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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