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 '예비문화유산' 제도 오는 9월부터 시행

우혜인 기자 2024. 6. 4.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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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청은 제작된 지 50년이 안 된 유산을 발굴하는 '예비문화유산' 제도를 오는 9월부터 시행한다.

예비문화유산 제도는 건설·제작·형성된 지 50년이 지나지 않았으면서 높은 미래가치를 보유한 문화유산을 발굴해 보존·관리하는 취지로 시행한다.

예비문화유산으로 선정되면 보존과 활용을 위해 필요한 기술과 교육을 지원받을 수 있으며, 국가유산청은 앞으로 건설·제작·형성된 지 50년 이상이 되면 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하는 것도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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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성냥제조기(윤전기). 국가유산청 제공

국가유산청은 제작된 지 50년이 안 된 유산을 발굴하는 '예비문화유산' 제도를 오는 9월부터 시행한다.

예비문화유산 제도는 건설·제작·형성된 지 50년이 지나지 않았으면서 높은 미래가치를 보유한 문화유산을 발굴해 보존·관리하는 취지로 시행한다.

앞서 국가유산청은 예비문화유산이 될 만한 대상을 찾고, 5월 한 달 간 '근현대 예비문화유산 찾기' 공모전 및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총361건(1만 3195점)의 근현대문화유산이 접수됐다.

접수된 유산들은 생활유산과 산업, 문화예술 등이다.

산업 분야에서는 경북 의성의 성광 성냥공업사에서 1982년 제작된 자동 성냥 제조기(윤전기)이다. 이 성냥 제조기는 성냥개비에 초와 화약을 찍고 건조해 성냥을 생산했던 기계다. 현재 전국에서 유일하게 남은 근현대 성냥 제조업 관련 산업유산이다.

1967년부터 1974년까지 생산됐다가 단종된 기아 T-2000도 있다. 당시 주로 국내 자영업자와 용달회사 등에서 사용했던 모델이며, '연탄 배달차'로 국민의 기억에 남아있는 근현대 생활유산이다.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고(故) 한창기(1936~1997) 대표가 1976년 3월 창간한 '뿌리깊은나무'의 친필원고가 있다. 뿌리깊은나무는 정기구독자가 최대 6만 5000명에 달했던 우리나라 대표적 월간지이다. 당시 순우리말 제목, 한글만 사용해 원고를 작성했고, 인쇄본에 처음 가로쓰기를 도입하는 등 파격적인 편집 디자인을 사용했다.

친필 원고는 한창기 대표가 창간호부터 직접 쓴 원고로 보존상태가 양호해 당시 잡지발간사의 중요 사료로 꼽을 수 있다.

접수된 문화유산들은 기초자료 조사와 지자체 협의(소유자 동의), 각 분야 전문가 검토, 문화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예비문화유산으로 최종 선정된다. 언제든 지자체를 통해 예비문화유산 선정 신청이 가능하다.

예비문화유산으로 선정되면 보존과 활용을 위해 필요한 기술과 교육을 지원받을 수 있으며, 국가유산청은 앞으로 건설·제작·형성된 지 50년 이상이 되면 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하는 것도 검토할 예정이다.

그동안, 50년이 경과되지 않은 근현대문화유산은 가치평가가 제대로 이뤄지기 전에 멸실·훼손되는 등 지속적인 관리가 어려웠다. 국민과 그 가치를 함께 공유하는데 제약이 많았으나, 예비문화유산 제도가 도입됨으로써 가치 있는 미래유산의 멸실을 방지하고, 미래세대가 주체가 돼 이를 지정 또는 등록해 더욱 폭넓게 보존·향유할 수 있도록 기여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실제로 일본과 미국, 프랑스의 경우 근현대문화유산을 지정 또는 등록하기 위해 별도 제도는 없으나 최근 문화유산 범위에 20~21세기 유산을 포함하는 등 해외에서도 근현대문화유산 보존·활용에 나서고 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예비문화유산 제도가 정착되면 전 국민과 세계인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케이팝(K-pop), 케이무비(K-movie), e스포츠 등 음악, 영화, 체육 분야의 상징적 유산들도 예비문화유산으로 선정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의 지정·등록문화유산 뿐만 아니라 잠재적 미래가치를 지닌 근현대문화유산까지 보존·관리의 범위를 더욱 확대해, 국민이 함께 우리 국가유산의 가치를 공유하고 향유할 수 있도록 적극행정을 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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