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분쟁 피하고 6개월 벌었다…SSG닷컴 FI 교체 속도

SSG닷컴 지분 30%, 조건부 주식매매계약
연말까지 매수인 지정 필수, 불발 시 전부 인수해야
어피너티·BRV 1조 회수 창구 확보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신세계그룹이 이커머스 계열사 SSG닷컴(에스에스지닷컴)의 재무적투자자(FI)와 분쟁을 피했다. 앞서 FI에 제공한 풋옵션을 두고 입장 차이를 보였지만 조건부 주식매매계약으로 합의점을 도출했다. 신세계와 이마트는 1조원 이상의 자금 부담에서 벗어나기 위해 FI 교체에 돌입한다. 앞으로 6개월 안에 새 투자자를 찾지 못하면 기존 FI에 팔았던 SSG닷컴 지분을 매입해야 한다.

4일 신세계와 이마트는 SSG닷컴의 FI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BRV캐피탈매니지먼트와 지분 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들은 지난 2018년 10월 약 1조원을 투자, 각각 7 대 3 비율로 SSG닷컴 지분을 소유 중이다.

계약에 따르면 신세계와 이마트는 어피너티와 BRV캐피탈이 소유 중인 30% 지분 매각을 보장해줬다. 구체적으로 신세계와 이마트가 올해 연말까지 FI의 지분 30%를 인수할 신규 투자자를 찾는 거래다.

만약 FI 교체가 불발되면 신세계와 이마트가 지분 소유 비율에 맞춰 어피너티와 BRV캐피탈 몫의 지분을 사들인다. 이 경우 이마트가 20%, 신세계는 10%의 SSG닷컴 지분을 추가로 취득하는 구조다. 매입 대금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FI의 투자 원금 1조원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신세계 측은 2019년 어피너티와 BRV를 SSG닷컴 FI로 확보하면서 주주 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상 풋옵션(매수청구권)이 포함된 점이 특징이다. 올해까지 약속된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투자금을 돌려준다는 내용이다.

풋옵션을 피하려면 ▷IPO 가능 의견서 ▷총거래액(GMV) 5조1600억원 이상 두 가지 조건에 부합해야 했다. 신세계 측은 지난해 SSG닷컴의 GMV가 기준치를 넘어섰다며 풋옵션이 해소됐다고 판단했지만 FI는 동의하지 않으면서 분쟁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언급됐다.

그러나 이번에 지분 매매 계약을 새로 체결하면서 과거 계약에서 보장된 풋옵션 효력은 소멸됐다는 점에 상호 합의를 마쳤다.

신세계 측은 신규 FI와 협의를 시작했으며 제3자 매각을 우선 순위로 어피너티와 BRV캐피탈의 엑시트를 돕겠다고 밝혔다.

ar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