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월급으론 빵 한 쪽도 못 사”…총파업에 멈춰버린 나이지리아
아프리카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이지리아에서 노동자들이 3일(현지시간) 총파업에 돌입했다. 전기가 끊기고, 학교와 공항도 모두 문을 닫으면서 국가 전체가 멈춰서는 사태가 벌어졌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양대 노조인 나이지리아노동협의회(NLC)와 노조협의회(TUC)는 이날부터 파업을 시작했다.
파업의 핵심은 최저임금 인상 수준을 둘러싼 정부와 노조의 입장 차다. 노조 측은 볼라 티누부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물가가 급등했다면서 월 최저임금을 기존 3만 나이라(약 2만8000원)에서 49만4000 나이라(약 45만원)로 약 16배 올리라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정부는 기존 최저임금의 두 배 수준인 6만 나이라까지만 인상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최저임금으로는 노동자들이 하루에 빵 한 조각을 사기도 어려운 수준이라고 노조 측은 주장한다. 시민사회활동가 베터런 치는 “노동자들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사기가 저하됐다”며 “매우 힘든 상황이며 사람들은 아무것도 사지 못하고 있다”고 AFP에 말했다.
최근 나이지리아는 물가상승률이 두 자릿수로 치솟아 2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최악의 물가난을 겪고 있다. 지난해 취임한 티누부 대통령은 해외 투자를 끌어오겠다며 나이지리아 화폐 가치를 절하하는 통화 정책을 펴고 있으며, 재정난을 이유로 연료 보조금도 폐지했다. 그 결과 유가와 수입물 가격이 치솟았고, 대중교통과 생필품 가격도 덩달아 오르면서 시민들의 생계가 어려워졌다.
이날 총파업으로 나이지리아에서는 수도 아부자를 포함해 전국의 공항, 학교, 법원, 주유소 등이 모두 문을 닫았다. 밤새 국영 전력회사 직원들이 전국 전력망을 차단해 정전이 이어졌고, 공항 노동자들이 철수해 비행편도 줄줄이 결항했다. 나이지리아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 8명도 결항으로 출국이 막혀 월드컵 예선전에 대비한 훈련에 참여하지 못했다.
정부는 이날 밤 성명을 내고 최저임금을 두 배보다 더 올릴 의사가 있다면서 노조와 매일 만나 협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타누부 대통령도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노조 측에 협상에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프고 계속 커지는 켈로이드 흉터··· 구멍내고 얼리면 더 빨리 치료된다
- ‘숙면여대’…교수님이 재워주는 영상이 대박 난 이유
- [스경X이슈] 반성문 소용無, ‘3아웃’ 박상민도 집유인데 김호중은 실형··· ‘괘씸죄’ 통했다
- ‘해를 품은 달’ 배우 송재림 숨진 채 발견
- 윤 대통령 골프 라운딩 논란…“트럼프 외교 준비” 대 “그 시간에 공부를”
- ‘검찰개혁 선봉’ 박은정, 혁신당 탄핵추진위 사임···왜?
- 한동훈 대표와 가족 명의로 수백건…윤 대통령 부부 비판 글의 정체는?
- “박근혜 정부보다 심각한 국정농단”…시국선언 전국 확산
- 3200억대 가상자산 투자리딩 사기조직 체포… 역대 최대 규모
- 머스크가 이끌 ‘정부효율부’는 무엇…정부 부처 아닌 자문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