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절단장애인협회, 2024 린자니산 ‘희망원정대’ 출동

2024. 6. 4.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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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향한 또 한 번의 용기… 감동과 울림의 휴머니즘 스토리
’2024 린자니산 희망원정대‘ 이병국 등반대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 한국절단장애인협회
TV프로그램 <윤식당>의 배경으로 알려지면서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힐링’이라는 키워드를 깊이 새겨준 여행지 인도네시아 ‘롬복’섬. 이곳에서는 투명한 빛깔의 바다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활화산도 만날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롬복섬 북부 중앙에 위치하고 있는 린자니산(3,726m)은 인도네시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으로 롬복의 원주민, 산악인들로부터 신성하게 여겨져 온 산이기도 하다. ‘활화산‘인 린자니만의 독특한 아름다움 때문에 전 세계 트레커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산을 좋아하는 비장애인들도 산 정상으로 올라갈수록 숨이 가파지고 화산재로 계속 미끄러져 올라가기 힘들다는 게 대체적인 등반객들의 평가다.

교통사고 등 불의의 사고로 신체 일부를 잃은 (사)한국절단장애인협회(회장 김진희) 소속 장애인과 경기남부경찰청 소속 경찰관 멘토 등 총 15명으로 구성된 ’희망원정대‘가 오는 6월 28일부터 7월 3일까지 4박6일 일정으로 인도네시아 린자니산 3,726m 정상을 향해 출발한다.

2007년 히말라야를 시작으로 산을 오르기 시작한 희망원정대는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과 몽골의 체첸궁산, 동남아 최고봉인 키나발루산(4,100m) 정상 등반에 성공하고 2017년에는 아프리카 대륙 최고봉인 탄자니아 킬리만자로(5,984m)를 올라 진한 감동을 전해기도 했다.

희망원정대는 비장애인도 오르기 힘든 고산 산행을 통해 좌절하고 있는 장애인에게는 희망과 용기를 주고 비장애인에게는 진한 감동을 주고 있다.

평상시 산을 좋아하는 경기남부경찰청 경찰관 멘토 대원들은 절단장애인들의 친구가 되어 17년 동안 국내외 행사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다.

(사)한국절단장애인협회 김진희 회장은 “17년 동안 경찰관 멘토로 활동하고 있는 대원 중에는 이미 퇴직한 분들도 계신다. 정말 감사한 것은 퇴직 이후에도 계속해서 도와주고 계신다“며 ”희망원정대 산행 때마다 장애인들도 수없이 바뀌었지만 그때마다 느끼는 감동들은 잊을 수 없다”고 했다.

경기남부경찰청 소속 이병국 등반대장은 “그동안 코로나19로 잠시 주춤했던 희망원정대가 새로운 다짐으로 출발합니다. 아직도 집안에서 좌절하고 있는 절단장애인 분들에게 세상 밖으로 나와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를 주는 행사가 되길 바란다“며 ”장애에 굴복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는 모습으로 정상 등반에 나서는 희망원정대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병국 등반대장과의 일문일답.

-2017 킬리만자로 희망원정대 이후 7년 만의 등반이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소감을 전해달라.

A: 희망원정대 해외 산행은 7년 만입니다. 당시에도 등반대장을 맡았었지요. 희망원정대 해외 행사는 2019년 카자흐스탄 침블락, 챠른계곡 트레킹 이후 5년 만에 어렵게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모두가 힘든 시기를 보냈는데, 이번 행사로 절단장애인 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가 희망과 용기를 갖고 전진하는 데 작은 불씨가 되길 희망합니다. 인도네시아 린자니산 정상에서 느낄 가슴 벅찬 감동이 기대되며 벌써부터 심장이 뛰고 있습니다.

-등반(트레킹) 일정이 궁금하다.

A: 4박6일 일정으로, 산에서 3일 동안 비박을 하게 됩니다. 특히 3일차에는 고산 산행 특성으로 새벽 2시에 출발해 정상 등반과 하산까지 10시간 정도가 소요됩니다. 6월8일 수원 칠보산에서 장애인과 호흡을 맞춰보는 예비 산행을 계획하는 등 차분히 준비를 잘해서 참가자 전원이 정상 등반에 성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절단장애인과 함께 등반하는 ‘희망원장대’ 프로젝트에 대해 간단히 소개 부탁한다.

A: 희망원정대 구성원은 교통사고 등 불의의 사고로 신체 일부분을 잃은 사후 장애인이 대부분입니다. 자신의 모습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기 싫어 집안에 칩거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지요. 희망원정대의 힘든 산행 모습을 통해 그분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어 집 밖으로, 세상 속으로 당당히 나오시길 응원하는 데 기본 목적이 있습니다.

-항공 및 체류기간 동안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

A: 일부 비용과 물품을 기부해 주시는 분들이 계시기는 합니다만 요즘 경제가 어렵다 보니 후원이 녹록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십시일반 대부분의 비용은 대원 모두가 자부담합니다.

-체력 관리는 어떻게 준비하는지.

A: 이번 산행은 안전한 등반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하루 2만 보 이상 걷고 있으며, 주말에 집 주변 산을 오르며 체력을 키우는 데 노력하고 있지요. 나이가 들어서인지 예전만큼 체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쉽지는 않네요(웃음). 단원들 또한 개인훈련과 단체훈련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주위의 반응은 어떤가.

A: 일부는 ‘사서 고생하는 것 아니냐’며 걱정하지만 대체적으로 가족과 회사 동료, 친구, 지인 등 주변에서 많이 응원을 해주고 있습니다. 감사할 따름이죠.

-이번 등반에서 제일 걱정되는 부분은 무엇인지.

A: 인도네시아 린자니산은 활화산으로 화산재로 뒤덮여 있어 매우 미끄럽습니다. 의족을 착용한 장애인이 산에 오르는 것이 다른 산보다 몇 배 더 힘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산행 중 다치거나 중도 포기할 수도 있기에 멘토로서 어깨가 무겁습니다.

-멘토로서 단원들에게 하고픈 말은.

A: 단원들 모두 안전하고 건강하게 등반할 수 있도록 멘토들 모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번 산행을 통해 즐겁고 보람된 감동의 시간을 만끽하기를 바랍니다. 나아가 편견을 깬 힘찬 걸음이 되었으면 합니다.

-독자들에게 세상의 편견을 없애기 위한 당부의 말씀.

A: 모든 사람은 장애와 상관없이 모두 존중받고 동등한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아직도 그렇지 못한 부분이 많이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절단장애인에 대해서는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장애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장애에 대한 고정관념을 갖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스포츠동아 (수원) | 최원만 기자 localk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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