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 어떻게 샀지?" 팠다가…'온몸 문신' MZ조폭 99명 잡았다
자금 출처 수사 중 불법리딩방·도박사이트 적발
롤스로이스 약물운전, 람보르기니 흉기 위협 사건을 수사한 경찰이 자금 출처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불법 리딩방과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99명을 검거했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롤스로이스 약물운전 사건과 관련해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리딩방 운영 조직원 A씨 등 38명을 검거했다고 4일 밝혔다.
람보르기니 흉기 위협 사건과 관련해서는 도박사이트를 불법 운영한 국내 총책 B씨 등 61명을 도박 공간 개설 혐의로 검거하고 이 중 2명을 구속했다.
롤스로이스 약물 운전 사건은 지난해 8월 신모씨가 압구정역 근처에서 마약을 한 채 롤스로이스를 몰고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을 치어 숨지게 한 사건이다. 신씨는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 받았다.
람보르기니 흉기 위협 사건은 지난해 9월 강남구 논현동에서 주차 시비가 발생하자 30대 운전자 홍모씨가 흉기를 보여주며 협박한 사건이다. 홍씨는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 받았다.
두 사건 모두 피의자가 일정한 직업 없이 온몸에 문신을 하고 고가 외제차를 타고 다니며 각종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형사기동대는 금융범죄수사대·마약범죄수사대와 협업해 자금 출처를 수사했다.
롤스로이스 약물 운전 사건의 경우, 경찰은 피의자와 지인들이 'MT5'라는 불법조직을 만들고 범죄수익 세탁, 마약 투약 등을 한다는 이야기를 접하게 됐다. 경찰 조사 결과 MT5는 불법 조직은 아니고 해외선물투자 전자거래에 이용되는 플랫폼이었다.
일당은 해외선물업체와 투자자 유치 마케팅 계약을 체결하고 불법 리딩방을 운영했다. 해외선물투자를 대신 해주겠다며 투자자 101명을 끌어 모은 뒤 MT5 계정으로 선물 투자를 대행해 21억원을 얻었다.
경찰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리딩방 운영 조직, 해외선물업체 대표 등 28명을 검거했다. 영업자에게 돈을 받고 유심을 제공한 2명은 전기통신사업법위반 혐의로 검거했다.
일당은 피해자들에게 또 다른 전자거래 플랫폼을 해킹해 해외선물거래 손실금을 만회해주겠다고 속이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해킹 비용으로 3억4000만원을 빼앗았다. 경찰은 범행에 이용된 계좌·휴대전화를 제공한 8명을 전자금융거래법위반 등 혐의로 검거했다.
경찰은 특정 코인을 위탁 판매해주겠다며 코인을 받은 뒤 이를 현금화하고 32억원 상당을 빼앗은 피의자 2명에 대해서는 추가로 사기 혐의도 적용했다. 일당은 대부분 20~30대 지인 관계였으며 임직원들은 사기 등 동종 전과가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유사투자자문 업체 법인을 인수해 '바지 대표'를 두고 합법을 가장한 미인가 투자중개업을 운영했다"며 "타인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도용했고 투자 경험이 없는 고령피해자들을 오픈 채팅방에 유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람보르기니 흉기 위협 사건의 경우, 경찰은 운전자 수익원을 확인하던 중 범죄 수익으로 의심되는 다수 거래 내역을 확인했다. 도박사이트에 이용된 법인 계좌들을 특정해 관련 수사를 진행했다.
일당은 캄보디아에 도박 사이트 환전 사무실을 마련하고 수십개의 대포 계좌를 모집한 뒤 다단계 구조로 회원들을 관리했다. 2020년 6월부터 2021년 3월까지 9개월 동안 8000여명을 상대로 총 8600억원 도박 자금을 운영했다.
경찰은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국내 총책 피의자 등 14명을 도박공간 개설 혐의로 검거했다. 47명에 대해서는 도박과 전자금융거래법위반 혐의로 검거했다. 현재 캄보디아에 체류 중인 공범 2명에 대해서는 국제 공조를 통해 검거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검거된 61명 중 9명은 조직폭력배로 확인됐다"며 "이들은 범행 사실을 발설하면 보복을 할 것이라고 협박하고 해외 체류 중인 직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도 보였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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