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男은 무슨 돈으로 그 차 몰았나…범죄조직 99명 검거
금융 사기,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해 막대한 수익
[서울=뉴시스]박선정 기자 = ·
경찰이 지난해 발생한 이른바 '롤스로이스 약물 운전 사건'과 '람보르기니 흉기 위협 사건'과 관련해 이들이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범죄조직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다. 이들 조직의 자금 출처를 수사한 경찰은 총 99명을 검거하고 이 중 2명을 구속했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금융범죄수사대·마약범죄수사대와 함께 유사 자문 리딩 및 무등록 선물 중개로 21억원의 부당이득을 얻은 피의자 등 40명을 검거하고, 캄보디아에 환전 사무실을 차려놓고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국내 총책 등 61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 중 2명은 구속됐다.
지난해 강남 지역에서는 20~30대 젊은 남성이 외제차를 몰며 약물 운전을 해 뺑소니 사망 사고를 일으키거나 주차 시비로 흉기 난동을 벌이는 일들이 연달아 발생했다.
이른바 롤스로이스 약물운전 사건, 람보르기니 흉기 위협 사건으로 불리는 이 사건 가해자들이 일정한 직업 없이 온몸에 문신을 하고 불법 행위를 저질러 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적 공분을 자아냈다.
경찰은 이들의 자금 출처가 명확하지 않다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수사에 착수했고, 그 결과 불법리딩방을 운영하며 각종 금융 범죄를 저지르거나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국내 총책 등 총 99명을 검거하고 2명을 구속했다.
우선 롤스로이스 약물운전 사건과 관련해, 경찰은 가해자 신모씨와 지인들이 다니던 클럽을 상대로 사실을 확인하던 중 이들이 불법리딩방을 운영해 막대한 부를 얻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리딩방을 통해 해외 선물 투자를 대행해 준다며 투자자 101명을 유치했다. 피해자들의 MT5(Meta Trader 5) 계정으로 선물 투자를 대행해 투자금, 수수료 명목으로 21억원을 수수했다.
MT5는 전자거래 플랫폼으로, 외환, 주식, 선물 등 다양한 금융 상품의 거래를 지원한다. 당초 신씨와 람보르기니남 홍모씨가 강남 신흥 폭력조직 'MT5'의 구성원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MT5라는 불법 조직은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리딩방을 운영하며 MT5를 사용한 사실이 잘못 전해지면서 MT5가 불법 조직의 이름인 것처럼 와전됐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리딩방 운영 조직과 해외선물업체 대표 등 28명을 자본시장법 위반(미인가 투자중개업) 혐의로, 영업자에게 돈을 받고 유심을 제공한 2명을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검거하는 등 총 30명을 검거했다.
아울러 리딩방 운영 과정에서 확보한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피해자들에게 "MT4(MT5의 전 모델)를 해킹해 해외선물거래 손실금을 만회해 주겠다"고 속여 해킹 비용 명목으로 3억4000여만원을 편취한 8명을 사기 혐의로 검거하기도 했다.
이들은 실제로 해킹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으며, 피해자들에게 편취한 피해금 대부분을 유흥비나 슈퍼카 렌트비로 소비한 것으로 확인됐다.
리딩방을 운영하며 특정 코인을 위탁 판매해 주겠다며 피해자들로부터 코인을 전송받아 판 뒤 32억원 상당을 빼돌린 피의자 2명도 사기 혐의로 검거했다.
검거된 피의자들은 대부분 20~30대이며 서로 지인 관계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임직원 등 핵심 피의자들은 사기 등 동종 전과자이며 과거 유사투자자문업체에 근무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이어 경찰이 람보르기니 흉기 위협 사건과 관련한 자금 출처를 들여다본 결과 홍씨와 지인들은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피의자들은 캄보디아에 파워볼 등 복합 도박 사이트 충전 및 환전 사무실을 마련하고 대포계좌를 모집해 다단계 구조로 회원들을 관리해왔다.
이들은 총 8000여명을 상대로 8600억원 상당의 도박자금을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국내 총책 등 2명을 도박공간개설 혐의로 구속하는 한편 도박공간개설 혐의를 받는 14명과 도박 및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를 받는 47명 등 관련자 61명을 검거했다. 홍씨 또한 국내 총책과 같은 아파트에 살며 도박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롤스로이스 운전자 신씨는 해당 사이트 운영과 관련해 총판 역할을 맡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주요 사이트 운영자들은 사무실 직원들을 대상으로 엄격한 내부 규율을 지킬 것을 강요하고 자신들을 험담했다는 이유로 조직원을 집단 폭행하기도 하는 등 폭력조직과 유사한 방법으로 조직을 관리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캄보디아에 체류 중인 공범 2명은 국제공조를 통해 검거할 예정이고, 도박공간개설을 주도한 피의자들은 형법상 범죄집단으로 의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주식 투자 리딩방, 도박사이트는 실제 범죄조직의 주요 수익원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자칫 경제적 손실을 보거나 자신도 모르게 도박죄로 처벌될 수 있으니, 리딩방, 도박사이트 광고에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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