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선 80명 출사표… ‘강경보수’ 갈리바프 부상

박상훈 기자 2024. 6. 4.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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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의 사망으로 치러지는 이란 대통령 보궐선거에 80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절반 이상이 보수 성향의 강경파인데 이들 중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강경파 중 유력 후보로 꼽혔던 모하마드 모크베르 대통령 직무대행은 출마하지 않았다.

2017년 대선에서는 강경파 후보가 라이시 대통령으로 정리되면서 대선 레이스를 중도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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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보등록 마감… 45명이 보수성향
헌법수호위원회 자격심사한 뒤
11일, 최종 후보 4~10명 발표
갈리바프 국회의장 ‘유력’ 거론
경찰청장때 시위대 실탄발사 명령
호메이니 옆에선 갈리바프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이 3일 대통령 보궐선거 후보 등록을 마친 뒤 이란 이슬람 혁명을 이끌었던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 초대 최고지도자의 초상화 옆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의 사망으로 치러지는 이란 대통령 보궐선거에 80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절반 이상이 보수 성향의 강경파인데 이들 중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헌법수호위원회는 오는 11일 자격심사를 통과한 최종 대선 후보를 발표할 예정이다.

3일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대선 입후보 마지막 날인 이날 43명이 추가 등록하며 총 80명의 후보가 등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들 중 보수가 45명, 중도가 3명, 진보가 13명으로 대다수 후보가 보수성향을 띠었다. 보수 측에서는 강경파로 꼽히는 갈리바프 의장과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 등이 후보 등록을 마쳤다. 강경파 중 유력 후보로 꼽혔던 모하마드 모크베르 대통령 직무대행은 출마하지 않았다. 과거 미국과 핵 협상을 담당했던 알리 라리자니 전 국회의장 등 중도 인사들도 이번 대선에 출마했다. 진보 성향 후보로는 에샤크 자한기리 전 수석부통령 등이 나섰다. 지난 2021년 여성 출마가 허용됨에 따라 조흐레 엘라히안 전 의원 등 4명의 여성 후보도 출사표를 던졌다.

이란 헌법수호위원회는 이들에 대한 심사를 진행해 11일 최종 후보를 발표할 예정이다. 과거 사례를 고려하면 4∼10명의 후보가 최종 후보로 선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이란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헌법수호위원회는 지난 2021년 대선에서는 529명의 후보 중 7명을 최종 후보로 승인한 바 있다.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로는 갈리바프 의장이 거론되고 있다. 갈리바프 의장은 군 조종사 출신으로, 이란 혁명수비대 공군 사령관을 거쳐 1999년 경찰청장 자리에 올랐다. 경찰청장으로 임명된 1999년 당시 학생 시위대에 실탄 발사를 명령하는 등 강경 성향을 보여왔다. 2005년에는 수도 테헤란 시의회에서 시장으로 선출돼 2017년까지 보수 진영의 대선 후보로 꾸준히 거론됐으나 대선에서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2017년 대선에서는 강경파 후보가 라이시 대통령으로 정리되면서 대선 레이스를 중도 포기했다. 갈리바프 의장은 후보 등록 후 “내가 출마하지 않으면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수년간 해왔던 일이 마무리되지 않을 것”이라며 경제 재건을 목표로 내세웠다.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등 이란 고위 성직자들의 위계질서에 공개적인 반기를 들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헌법수호위원회 심사를 통과한 최종 후보들은 오는 12일부터 26일까지 선거운동을 한 뒤 28일 대선 투표에서 승부를 겨룬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내달 5일 결선 투표가 치러진다.

박상훈 기자 andrew@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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