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본 갭투자 건물 4채로 보증금 돌려막은 일당 검거…계약금 낮춰 허위 보증보험 가입까지

건물 124억 원어치 매입 뒤 피해자 102명 보증금 82억5600만 원 가로채

경찰이 압수한 무자본 갭투자 사기 일당의 임대차계약 서류. 부산경찰청 제공

부산=이승륜 기자

은행 대출금과 세입자의 임차 보증금으로 순차적으로 다세대 건물 4채를 매입한 뒤 보증금 ‘돌려막기’를 일삼은 임대업자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수사 결과 이들은 임차인에게 임대보증금 보증보험에 가입했다고 허위 사실을 알려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부산경찰청은 시세 차익을 노리고 ‘무자본 갭투자’를 하면서 임차인 102명으로부터 보증금 82억5600만 원을 받은 뒤 돌려주지 않은 혐의(사기)로 A(여·50대) 씨를 구속하고 범행을 도운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A 씨 일당은 2018년 10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자기 자본 8000만 원을 투자하고 은행 대출금과 임차보증금을 이용해 순차적으로 다세대 건물 4채 124억 원어치를 매입했다. 이후 이들은 임차인들로부터 받은 보증금을 다른 임차인에게 지급하는 식으로 임대업을 했는데, 이 과정에서 다수의 세대를 상대로 임대보증금 보증보험에 가입했다고 속인 뒤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 과도하게 많이 대출을 받고 전세 임대 계약을 체결해 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없었는데도 실제 임대보증금보다 적은 금액을 적은 임대차계약서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제출해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이유로 실제 거래 금액보다 더 낮은 보증금 500만 원 미만으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HUG에 등록된 계약자는 실제 보증보험에 가입될 수 없었다. 그런데도 A 씨 일당은 보증보험에 가입한 것처럼 세입자들을 속인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대부분이 사회초년생이나 신혼부부로 여유 자금이 없어 금융기관에서 전세대출을 받아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