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9000만원' 39세 월급사장…3.8조 '갑부' 된 비결

이현일 2024. 6. 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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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올트먼, 오픈AI 지분 없고 고액 성과급도 못받아
순수 개인 투자로 일궈낸 조단위 개인 재산 논란
사진=AFP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서약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의 개인 재산이 화제가 되고 있다. 챗GPT를 만든 오픈AI의 기업가치는 860억달러에 달하지만, 올트먼은 지분을 받지 못했다. 게다가 올트먼의 연봉은 6만6000달러(약 8900만원)에 불과하다. 39세의 미국인 올트먼은 부업으로 28억달러(약 3조 8000억원)에 달하는 자산을 일궈냈다. 

보도에 따르면 올트먼과 그의 펀드는 에어비앤비, 레딧, 페이팔과 어깨를 나란히 한 온라인 결제 스타트업 스트라이프(Stripe) 등 400개 이상의 기업에 투자했다. 알트먼은 개인 거래 은행인 JP모간 체이스의 대출까지 받아 스타트업 지분을 늘려왔다. 그의 펀드의 운용자산 규모는 벤처캐피탈 기업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최근 올트먼의 자산형성 과정과 현재 오픈AI와 그의 투자 기업 간의 이해상충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벤처캐피탈도 울고가는 몰빵·레버리지 투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올트먼을 부자로 만든 불투명한 투자 왕국"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올트먼이 AI 열풍으로 등장한 블록버스터급 스타트업들에 개인적으로 투자했고, 이는 논란이 된다고 보도했다. 상장기업들은 이해관계 충돌 우려로 보통 이사들이 외부 벤처기업 지분을 보유하는 것을 금지한다. 오픈AI는 비상장기업이나 상장기업 못지않은 영향력을 행사한다. 

올트먼이 거액 재산을 보유한 비결은 개인 투자다. WSJ는 "올트먼은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공격적인 개인 투자자 중 한 명으로 '거대한 투자 제국'을 운영하며 오픈AI의 성공의 직접적인 수혜자가 되고 있다"며 회사 서류 등에 따르면 올트먼이 보유한 자산의 가치는 올해 초 기준 최소 28억 달러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그의 포트폴리오는 벤처캐피탈 기업과 비교해도 극단적으로 위험을 추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파산 비율이 높은 스타트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올트먼의 개인 투자는 도박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럼에도 올트먼이 백발백중의 성공률을 기록한 데는 내부정보를 유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WSJ는 오픈AI가 올트먼이 투자한 미국의 핵융합 발전 스타트업 헬리온과 전력 구매 계약을 논의하는 사실을 예로 들며 "알트먼이 투자한 스타트업이 고객 또는 주요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오픈AI와 거래한다"며 "올트면은 거래의 양측을 좌지우지할 수 있어, 스타트업에 혜택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개인적으로 이익을 편취할 수 있는 잠재적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헬리온은 창업 후 11년이 지났으나 아직 핵융합 발전소를 실용화시키지 못했다. 올트먼은 2021년 헬리온에 3억75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이 스타트업은 작년에 첫 번째 고객이자 오픈AI의 최대 투자자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계약했다. 오픈AI는 지난달 레딧과 콘텐츠 학습 계약을 맺었다. 올트먼은 래딧의 지분 7.6%를 소유하고 있는 세 번째 주주다. 2014년에는 CEO를 잠시 맡기도 했다. 오픈AI와 계약 발표 후 발표 후 레딧의 주가는 약 10% 상승했고, 올트먼의 지분은 가치도 6900만달러 늘어 7억5400만 달러가 됐다. 

"비리 의혹은 작년 11월 올트먼 해임 소동의 숨은 원인"

작년 11월에 알트먼은 '소통에 있어 솔직함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오픈AI의 다른 이사들에 의해 일시적으로 축출되었습니다. WSJ는 올트먼의 주변인에 대한 인터뷰를 근거로 "업무와 관련된 불만뿐만 아니라 그의 부업 프로젝트의 잠재적 이해 상충 우려도 당시 결정에 원인이 됐다"고 보도했다. 올트먼을 축출한 이사 중 일부는 그가 투자한 스타트업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아 회사가 추진하는 거래에서 그가 개인적으로 어떤 이익을 얻는지 알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후 알트만은 이사회와의 리더십 싸움에서 승리했고 복직했다. 올트먼 해임에 찬성표를 던졌던 이사회 멤버 4명 중 3명은 CEO가 복귀하자 자리를 떠났다. 현 이사회 의장인 브렛 테일러는 올트먼 복귀 후 합류했다. 테일러 CEO는 "샘은 CEO 역할에 전적으로 집중하고 있습니다. 잠재적인 충돌을 신중하게 관리하고 항상 오픈AI와 우리의 사명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며 "독립적인 감사위원회는 이사 및 임원과 관련된 모든 잠재적 이해 충돌을 검토한다"고 말했다.

올트먼의 스타트업 투자는 오래전부터 진행된 것이란 반론도 제기된다. 올트먼은 2009년 스트라이프에 투자했고, 1만5000달러로 2% 지분을 확보했다. 스트라이프의 기업가치가 650억달러로 치솟으며 올트먼의 지분 가치도 1만5000달러에서 13억달러가 됐다. 2014년에 올트먼은 이미 40개 기업에 투자했으며, 그중 5개 기업의 가치가 100배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WSJ 보도에 따르면 올트먼은 벤처캐피탈 기업 와이 컴비네이터의 CEO를 맡는 동안에도 자기 개인 벤처 펀드 하이드라진을 운영하며 알짜 스타트업을 골라 담는 등의 행태를 지속했다. 레딧의 지분 역시 이런 식으로 확보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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