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IP의 힘… 넷플릭스 韓 오리지널 절반을 삼키다

전혜인 2024. 6. 4. 11:4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기 웹툰이 OTT 인기작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만들어져
영상 콘텐츠로 원작에 대한 관심… 원작자 다른 작품 영향
드라마·극장·뮤지컬도 제작… 웹툰 팝업스토어 다시 열려
네이버 "올해 글로벌 애니 시장에 웹툰 산업 확대할 것"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에이트 쇼' 스틸 컷. 넷플릭스 제공
'더 에이트 쇼'의 원작인 네이버웹툰 '파이게임' 네이버웹툰 제공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마스크걸' 포스터. 넷플릭스 제공
네이버웹툰 '마스크걸'. 네이버웹툰 제공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1위 플랫폼 넷플릭스에서 K-웹툰이 막강한 지식재산권(IP)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작년 넷플릭스가 제작한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의 절반이 네이버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인기 웹툰이 OTT 인기작으로 이어지고, OTT에서의 인기가 다시 웹툰의 인기를 끌어올리는 선순환이 만들어지고 있다.

◇넷플릭스 신작 '더 에이트 쇼' 관심에 웹툰 조회도 급증

넷플릭스가 지난달 선보인 신작 '더 에이트 쇼'가 엇갈린 반응 속에 공개 첫주차보다 2주차의 시청 지표가 개선되는 등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넷플릭스 톱10 웹사이트에 따르면 '더 에이트 쇼'는 지난달 20일부터 26일까지 480만 시청 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비영어 시리즈 1위에 등극했다. 공개 첫주 비영어 부문 7위를 기록한 데 비해 큰 폭으로 순위가 상승한 것이다. 한국을 비롯해 아르헨티나, 브라질, 프랑스, 독일, 이집트,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총 68개 국가에서 10위 안에 들었다.

더 에이트 쇼가 '호불호'가 갈리는 반응 속에 기대보다 낮은 성적을 기록했다는 시각도 있으나, 오히려 이같은 반응 속에 작품 원작에 대한 반응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더 에이트 쇼 공개 직후인 지난달 17일부터 27일까지 원작 웹툰인 '파이게임'의 조회수는 11.7배, 거래액은 18.5배 증가했다. 원작 중 하나인 '머니게임'도 조회수 33.1배, 거래액 16.1배 급증하는 양상을 보였다.

◇OTT에서 K-드라마 접한 글로벌 시청자들 '웹툰도 구독'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네이버웹툰 원작 콘텐츠의 인기가 다시 원작 지식재산권(IP)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는 '원소스 멀티유즈' 선순환 구조의 생태계가 궤도에 오른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넷플릭스가 지난달 공개한 넷플릭스 구독자 시청 데이터인 '우리가 본 것: 넷플릭스 참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넷플리스는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는 총 14개를 선보였는데 이 중 절반이 네이버웹툰 원작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이들 모든 작품은 글로벌 TV쇼 비영어권 시리즈에서 톱10에 진입한 바 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작품 중 '마스크 걸'과 '이두나!', '사냥개들', '이번 생도 잘 부탁해'는 모두 1000만뷰를 넘는 시청 기록을 기록하며 글로벌 프로그램 기준 100위권에 들기도 했다. '스위트홈'은 시즌2 공개가 시즌1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며 합산 1700만뷰를 기록하기도 했다.

◇'유미의 세포들', 웹툰→드라마→극장→뮤지컬로

영상 콘텐츠의 성장은 원작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넷플릭스에서 1800만뷰를 기록한 마스크걸은 방영 직후 10일간 원작의 거래액과 조회수가 전달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66배, 121배 급증했다. 고무적인 것은 이런 관심이 한 작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원작자의 다른 작품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마스크걸 원작자의 다른 작품인 '팔이피플', '위대한 방옥숙'의 조회수가 각각 18배, 40배 상승한 것이 대표적이다.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네이버웹툰에서 연재됐던 웹툰 '유미의 세포들'은 완결 다음해인 2021년에는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로 방영되며 인기를 끌었다. 지난달에는 웹툰 IP 최초로 제작된 극장용 3D 애니메이션 '유미의 세포들 더 무비'로 제작돼 다시 관심을 끌면서 원작인 웹툰 팝업스토어가 다시 열리기도 했다. 이 작품은 현재 뮤지컬로도 제작 중이다.

◇영상 콘텐츠화 힘입어 매출·이익 나란히 성장

이렇듯 IP의 영상 콘텐츠화에 힘입어 네이버웹툰은 지난 1분기 매출과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모두 고성장하며 영업이익 흑자폭을 확대해 외형과 내실을 모두 확보했다. '살인자ㅇ난감'을 앞세운 넷플릭스 외에도 tvN의 '내 남편과 결혼해줘', 티빙의 '피라미드 게임' 등 웹툰·웹소설 원작의 여러 흥행작 배출이 이어지며 글로벌 거래액이 증가한 효과다.

앞서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달 네이버의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웹툰 등 콘텐츠 사업에 대해 "올해는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함께 가져가는 첫 해가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나스닥 가는 네이버웹툰 "글로벌 애니메이션 사업 확장"

네이버웹툰은 올해 드라마에 더해 글로벌 애니메이션 시장으로 웹툰 산업에 저변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지난 4월 웹툰 '싸움독학' 원작 애니메이션이 일본 후지TV와 크런치롤을 통해 공개되었고 7월에는 웹툰 '신의 탑' 애니메이션 시즌2가 공개된 바 있다. 앞서 넷플릭스에서 드라마로 제작됐던 웹툰 이두나!와 일본 현지 웹툰 '선배는 남자아이'도 애니메이션으로 일본에서 연내 선보이게 된다.

네이버웹툰의 미국 증시 상장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북미에서는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를 중심으로 북미 웹툰 '로어 올림푸스'와 '프리킹 로맨스', 왓패드 웹소설 '호크' 등 유력 헐리우드 제작사와 협업하며 100여개 영상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현지 작가의 IP를 기반으로 현지의 문화 코드와 정서에 걸맞는 작품을 선보여 신규 시장의 지배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플랫폼과 IP 사업을 양 축으로 웹툰, 웹소설을 글로벌 엔터 시장이 주목하는 IP로 성장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