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성심당의 ‘헤어질 결심’[오후여담]

2024. 6. 4.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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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자들은 '노잼' 도시에 관광객을 끌어온 지역 경제 기여도를 인정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인다.

성심당이야 최악의 경우 대전시장이 약속한 대전역 앞 대체 공간으로 옮기면 그만이다.

설사 성심당이 대전역과 '헤어질 결심'을 해도 결국 '윈-윈'의 해피엔딩이 될 것 같다.

성심당의 선한 영향력 덕분에 대전시는 바야흐로 '빵 축제'로 유명한 '빵지 순례' 도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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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호 논설고문

지지자들은 ‘노잼’ 도시에 관광객을 끌어온 지역 경제 기여도를 인정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인다. 코레일유통은 다른 입점 업체와 형평성을 의식해 눈치를 보고 있다. 대전역 성심당 임대료 다툼 이야기다. 코레일은 어차피 손해 보는 장사다. 성심당보다 매출이 더 나오는 업체가 들어와야 이득인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성심당이야 최악의 경우 대전시장이 약속한 대전역 앞 대체 공간으로 옮기면 그만이다.

성심당은 68년간 팔고 남는 빵은 주변 가난한 이들에게 모두 나눠주었다. 대박 상품인 튀김소보로도 1700원의 착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5년간 급성장은 SNS의 바이럴 마케팅 덕분이다. 2022년에 ‘성심당의 허위 과소 광고’가 화제였다. 4만 원대 ‘딸기 시루’ 케이크를 구입해 보니 광고 사진보다 값비싼 딸기가 훨씬 많았다는 것. 2023년엔 부활절용 1만 원짜리 빵이 입소문이 났다. 소비자들은 두 살배기 아기만 한 크기에 더 놀랐다. 이런 뛰어난 가성비로 성심당 신제품들은 대부분 오픈 런이다. 중고 시장에서 두 배 값에 되팔이하는 걸 막느라 1인당 1개로 판매 제한을 두는 품목도 흔하다.

지난해 성심당은 매출액 1243억 원에 영업이익 315억 원으로, 호황기 반도체급 영업이익률을 자랑했다. 여기에는 좋은 사람들이 먹는 빵이라면 자신도 동질감을 얻기 위해 사려는 ‘파노플리 효과’도 작용했다. 하지만 다른 업체들의 2배 수준인 57%의 매출원가율이 더 눈길을 끈다. 좋은 재료를 아낌없이 넣는다는 뜻이다. 여기에 공장 직영으로 판매관리비·유통비·광고비가 거의 들지 않고, 대량으로 값싸게 원료를 확보하면서 가성비와 영업이익률이 더 좋아지고 있다. 선순환 구조다.

오랜 전통과 신뢰, 훈훈한 스토리의 지역 빵집이 뜨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설사 성심당이 대전역과 ‘헤어질 결심’을 해도 결국 ‘윈-윈’의 해피엔딩이 될 것 같다. 의외로 대전 시민들은 길게 줄을 서야 하는 성심당보다 동네 빵집을 많이 찾는다고 한다. 성심당에서 배운 제빵사들이 곳곳에서 창업한 낙수효과 덕분이다. 다른 가게들도 성심당과 수십 년간 치열한 생존 투쟁을 벌이며 살아남은 빵집들이다. 성심당의 선한 영향력 덕분에 대전시는 바야흐로 ‘빵 축제’로 유명한 ‘빵지 순례’ 도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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