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매매 늘자… 5월 시중은행 가계대출 5.2조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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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한 달 사이 5조 원 넘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가계대출을 조이기 위해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지만, 하반기 정책 모기지 대출 규제 완화 등으로 주택 구입 수요는 커지고 기준금리 하락 등과 맞물려 부채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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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은행 가계대출 잔액 703조
2021년 7월이후 최대폭 증가
하반기 금리하락땐 주택 수요 ↑
가계부채 건전성 관리에 빨간불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한 달 사이 5조 원 넘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신생아 특례 디딤돌대출’ 등 정책 모기지(대출) 확대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신설 등의 영향으로 주택매매가 늘면서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늘어난 탓이다.
정부가 한쪽에선 가계대출 억제 정책을 펼치면서도 다른 한쪽에선 부동산 규제 완화 등 부동산 시장 회복을 위해 가계 빚을 키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앞으로 금리가 하락할 경우 대출 수요 증가로 인해 가계부채 관리가 더 복잡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703조2308억 원으로 전월보다 5조2278억 원 증가하면서 2021년 7월(6조2009억 원) 이후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가계대출은 올 3월(-2조2238억 원) 이후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가계대출에서 가장 비중이 큰 주담대(546조3060억 원)가 전월 대비 5조3157억 원 증가했다. 반면 집단대출은 1248억 원 줄었다.
은행권에선 최근 가계대출이 다시 들썩이는 배경으로 주택 거래량 증가에 따른 주담대 수요 확대를 꼽는다. 올해 초 발표된 부동산 규제 완화정책(1·10부동산 대책), GTX 노선 연장 발표, 신혼부부·신생아 특례대출 등의 영향으로 주택 거래량이 회복세를 보이는 것과 궤를 같이한다. 특히, 최저 연 1%대 금리로 주택 구입 자금과 전세자금을 빌려주는 신생아 특례대출의 경우 출시 3개월(1월 29일~4월 29일) 동안 신청액이 5조 원을 넘어설 정도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4월 전국 주택 거래량은 5만8215건으로 전월보다 10.2% 증가했다.
정부가 가계대출을 조이기 위해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지만, 하반기 정책 모기지 대출 규제 완화 등으로 주택 구입 수요는 커지고 기준금리 하락 등과 맞물려 부채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분기 중엔 신생아 특례대출을 받을 수 있는 부부 합산 소득 기준이 2억 원으로 높아지는 등 신생아 특례를 비롯한 디딤돌, 버팀목 대출 등 정책성 대출 수요도 더 커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주택 거래량이 늘어나며 주담대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과 맞물려 우리도 기준금리가 하락하면 시장 금리도 떨어지겠지만, 부채 규모는 더 늘어 건전성 관리가 필요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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