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원숍·6000원 치킨… 얇아진 지갑, ‘갓성비’ 에만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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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은 고물가·고금리 시대에는 물건 하나 사는 것도 덜컥 겁이 납니다."
3일 서울 중구에 있는 생활용품 1000원숍에서 만난 직장인 김모(43) 씨는 "최근 물가가 너무 올라 화장품이나 청소용품 등 생활용품 몇 개만 집어도 최소 5만 원 이상은 쓰게 돼 부담이 크다"며 "1000원숍에선 각종 생활용품 가격이 1000∼5000원에 불과한데, 생각보다 품질도 나쁘지 않다는 얘기를 듣고 방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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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보다 가격 대비 만족도”
1000원숍 화장품은 품절대란
金과일 대신 냉동·통조림 찾고
반품제품 마켓·중고 거래 북적
편의점 초저가 PB상품도 불티
“요즘 같은 고물가·고금리 시대에는 물건 하나 사는 것도 덜컥 겁이 납니다.”
3일 서울 중구에 있는 생활용품 1000원숍에서 만난 직장인 김모(43) 씨는 “최근 물가가 너무 올라 화장품이나 청소용품 등 생활용품 몇 개만 집어도 최소 5만 원 이상은 쓰게 돼 부담이 크다”며 “1000원숍에선 각종 생활용품 가격이 1000∼5000원에 불과한데, 생각보다 품질도 나쁘지 않다는 얘기를 듣고 방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매장 안은 국내외 손님들로 붐볐다. 매장 관계자는 “주력으로 팔리는 가성비 화장품들은 이미 입소문을 타고 출시 직후 품절 대란을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인근 남대문시장 근처 한 치킨집도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 가게는 치킨 한 마리를 시세보다 저렴한 60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손님 박모(62) 씨는 “요즘 프랜차이즈 치킨 한 마리가 2만 원이 넘는데, 이곳에선 치킨 한 마리에 생맥주 두 잔을 먹어도 1만5000원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면서 최저가 상품에만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불황형 소비패턴이 한층 확산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저렴해도 만족도가 높은 이른바 ‘립스틱 효과’를 반영한 상품들을 선호하며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선할수록 선호되는 과일이나 수산물조차도 최근 통조림이나 냉동식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실제 온라인 쇼핑몰 지마켓에선 지난 4월 27일부터 지난달 28일까지 냉동 과일과 꽁치·고등어 통조림 판매가 이례적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 15%씩 증가했다. 롯데마트에선 지난 1월 1일부터 지난달 28일까지 겉에 흠이 있는 대신 시세보다 저렴한 ‘상생 과일’ 매출이 전년 대비 50%가량 급증했다.
쿠팡은 지난 3월부터 포장 개봉이나 미세 흠집 등이 있지만 사용상 전혀 문제가 없는 전자제품·의류 등을 40∼70% 싸게 파는 ‘반품 마켓’을 가동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저렴한 중고 상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만년 적자’ 신세였던 플랫폼 당근은 2015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흑자를 달성했다. 지하철 역사 등에선 1000원 빵집들이 속속 등장해 손님 발길을 모으고 있고, GS25와 CU 등 주요 편의점에선 최대 50∼70% 할인을 내세운 초저가 자체브랜드(PB) 상품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극 가성비 상품에만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어, 관련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경기전망이 지난달에 이어 이달까지 두 달 연속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진공은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요인이 가장 컸다”고 분석했다.
최준영·김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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