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여의도 대통령’ 됐는데, 민주당 지지율은 왜?

박성의 기자 2024. 6. 4.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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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후 ‘한파주의보’ 내려진 尹지지율 …민주당 ‘반사이익’엔 물음표
‘국회의장 경선’ 실망한 일부 당원 이탈…‘기승전 탄핵’ 여파 분석 속
“정부 밀어 붙일 타이밍”…민주당 ‘전광판’ 볼 시간 아니야 해석도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총선 후 '이재명의 시간'이 찾아온 모습이다. 거야(巨野)의 수장이 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연금 개혁'과 '채상병 특검'을 22대 국회 화두로 던지며 윤석열 대통령과 여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그러는 사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박스권'에 갇힌 채 '레임덕'(권력 누수) 우려에 직면했다.

다만 여의도 분위기와 '민심'의 온도가 다소 엇갈리는 양상이다. 총선 후 민주당의 지지율이 반등하지 못하고 정체되어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면서다. 무엇이 문제일까. 이 같은 숫자의 흐름을 두고 여야 및 정치권 내 다양한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尹 레임덕 위기에도…野 반사이익은 없다?

총선 패배 후 윤 대통령은 '달라진 윤석열'을 약속했으나, 국민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하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4‧10 총선 이후 두 달 가까이 20%대 초반에 머물러 온 가운데,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지난달 31일 발표됐다.

긍정 평가는 총선 후 처음 진행한 4월 셋째 주(16~18일) 조사 당시 최저치인 23%를 기록한 뒤 이번 조사에서 또 한 번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총선 후 윤 대통령 지지율은 23%→24%→24%→24%→21%로 20%대 초반에 줄곧 머물렀다. 그 사이 부정 평가는 68%→65%→67%→67%→70%로 집계됐다.

대통령 지지율과 여야 지지율은 '디커플링'(분리)되는 양상을 보였다. 대통령 지지율이 줄곧 하락하고 있지만 정당 지지도에선 국민의힘이 직전 조사보다 1%포인트(p) 상승한 30%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민주당 지지율은 직전 조사보다 2%p 하락한 29%로 나타났다.

총선 후 '집토끼'(전통 지지층) 유권자의 이탈율이 국민의힘보다 민주당에서 더 높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발표됐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30일부터 31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성인 1002명에게 선호하는 정당을 조사해 지난 3일 발표한 결과, 민주당이 33.8%, 국민의힘이 33.1%를 기록했다.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이 보수층에서 2.1%p 하락한 사이 민주당 지지율은 진보층에서 8.1%p 하락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등이 5월28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로텐더홀에서 채상병 특검법 재의 표결 부결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기승전 탄핵 역풍" 對 "당의 전략적 선택"

민주당 지지율의 하락을 두고서는 다양한 해석이 제기된다. 우선 '집토끼' 이탈의 계기는 국회의장 경선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른바 강성 친명(親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추미애 의원이 경선에서 탈락하자, 이에 실망한 지지층이 당에 등을 돌렸다는 시각이다. 실제 민주당 커뮤니티에는 국회의장 경선 결과가 발표된 후 '탈당 인증' 글이 쇄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총선 후 민주당이 '탄핵'을 언급하며 대정부 투쟁 수위 고삐를 강하게 죄면서, 중도 성향 유권자의 이탈을 부른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이철희 전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N 유튜브에 출연해 "'기승전 탄핵'은 좋지 않다. 탄핵은 국민이 뽑아놓은 대통령을 그 직에서 끌어내리는 마지막 수단"이라며 "'탄핵'이라는 단어를 남용하면서 분위기를 그쪽으로 몰아가는 것은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정치권 한편에는 '총선 압승'을 거둔 민주당에게 당 지지율은 큰 의미가 없어졌다는 시각도 있다. 대통령 지지율 하락세의 반사이익을 거두지 못하는 것은 민주당의 분명한 숙제이지만, '이재명 일극체제'가 완성된 상황에서 당 정책을 추진할 동력은 이미 충분히 확보됐다는 분석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총선 직후 야당 지지율이 다소 하락했는데 최근 당 행보에 실망한 사람들이 일부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수당이 된 후 정부를 거세게 밀어붙이는 태도는 핵심 지지층한텐 박수 받을만한 일이지만, 중도층에겐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이는 민주당의 전략적 선택으로 봐야 한다"며 "당 지도부가 지금은 지지율 등 전광판을 고려할 때가 아니라 정부를 밀어붙일 타이밍으로 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기사에서 인용한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통신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 추출한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실시됐다. 응답률은 11.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3만9924명에게 통화를 시도해 최종 1002명(2.5%)이 응답을 완료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과 무작위 표집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식을 사용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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