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에게 먹다 뱉은 과일 먹인 해병대원, 제대 후 집행유예

광주광역시/진창일 기자 2024. 6. 4.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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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가혹행위는 군기문란 행위”
광주지방법원. /뉴스1

자신이 먹다 뱉은 과일을 후임병에게 먹이거나 잠을 재우지 않는 가혹행위를 한 해병대원이 제대 뒤에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광주지법 형사11부(재판장 고상영)는 4일 군인 등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해병대 제대 장병 A(22)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 40시간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22년 인천의 한 해병대 부대 근무 중 자신이 씹고 뱉은 과일을 후임병에게 먹이고 밤에 잠을 재우지 않고, 후임병의 옷을 강제로 벗기고 샤워장에서 음란행위를 강요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재판과정에서 ‘장난치다 벌어진 일이다’는 취지로 혐의를 일부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후임병에게 저지르는 가혹행위는 단순히 피해자 개인의 인격적 법익 침해 뿐만 아니라 부대 내 사기와 단결을 저해하는 군기문란 행위”라며 “국민들의 군에 대한 신뢰까지 저버리게 하는 중대한 위법행위로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장병이 폐쇄적인 해병대 최전방 부대에서 피해를 호소할 수 없어 상당한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이라며 “범행 이전 소년보호 처분 이외에 형사처벌 전력은 없는 점, 수사기관에 합의서를 제출한 점, 일부 혐의는 다른 병사가 더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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