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침체 속 ‘대형공원 품은 아파트’ 단지 인기
특혜 시비로 법정 싸움 가기도
올해 속초, 제주, 경산 등 분양 예정
강원 속초에 사는 원모씨(60)는 지난해 한 대형건설사의 아파트단지 청약을 포기했다. 구축 아파트가 많은 속초에서 500세대 이상 분양은 4년만이었지만 설악산·동해 등 천혜의 자연을 집에서 감상하기 어려워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던 원씨는 지난 2일 속초 조양동의 ‘더샵 속초프라임뷰’ 견본주택을 둘러본 후 만족감을 드러냈다. “영랑호나 설악산을 한 눈에 볼 수 있고 단지 내 대규모 공원도 조성된다”면서 “남편과 의논해봐야겠지만 일단은 만족스럽다”고 했다.
공사비·인건비 상승과 고금리로 비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미분양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대형공원을 품은 ‘민간공원 특례사업’ 아파트 단지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다.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이 공원을 70% 조성해 기부채납하고, 나머지 30% 부지에 아파트를 짓는 방식이다. 녹지 등 자연환경과 가까운 주거지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대형공원을 품은 아파트를 찾는 수요자도 많아지고 있다.
4일 부동산R114 등에 따르면 지난해 민간공원 특례사업으로 공급된 아파트는 10곳이다. 일반분양 6235가구에 8만3844명이 청약 신청을 해 평균경쟁률 13.3대 1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충북 청주의 원봉원힐데스하임은 일반공급 824가구에 3만7222건을 접수해 4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해 1월 창원롯데캐슬포레스트 1·2단지도 각각 28대 1이 넘는 평균경쟁률을 기록했다.
업계에선 민간공원 특례사업 단지의 투자가치도 지역 아파트 중 높다고 본다. 2021년 7월 분양가가 4억500만원이던 강원 강릉 롯데캐슬 시그니처 전용면적 84㎡ 아파트는 최근 5억9000만원에 분양권이 나왔다.
포스코이앤씨가 강원 속초에 공급하는 더샵 속초프라임뷰도 금호동 영랑근린공원 특례조성사업으로 들어서는 단지다. 총 1024세대 규모로, 분양가는 전용면적 84㎡가 5억8000만원대다.
다만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특혜 시비가 종종 발생하며 법정 싸움으로 비화하기도 한다. 영란근린공원 사업도 2016년부터 추진됐지만 탈락 업체들이 행정소송을 제기하면서 수년째 지연됐다.
광주에서는 2018년 민간공원 특례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순위 선정에 부당하게 관여한 혐의로 전·현직 공무원 4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한 명은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로 지난달 벌금 500만원이 확정됐고 3명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올해는 일부 민간공원 특례사업 단지에서 청약 미달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 2월 분양한 제주 중부공원 제일풍경채 센트럴파크(653세대)는 평균 1.19대 1의 경쟁률에 그쳤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전국의 미개발 공원 용지를 활용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입지는 사업성의 여러 요소 중 하나인 만큼 실거주 목적이 아니라면 다른 조건들도 잘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남은 올해 민간공원 특례사업 분양 단지는 제주, 경기 광주 등에 있다. 호반건설은 제주시 오등봉공원 안에 ‘위파크 제주’(1401세대)를 분양한다. 경기 광주궁평민간공원 모아엘가(가칭) 1061세대, 경북 경산시 상방공원 특례사업 단지 2106세대도 있다.
속초 |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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