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중 팬 “100억 기부, 정상 참작 해달라” 들여다보니…75억이 ‘앨범’ 기부였다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이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강남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를 위해 호송차에 탑승해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음주 뺑소니’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가수 김호중의 팬들이 100억원대 기부를 했다며 선처를 요구한 것이 실제로는 앨범 기부액을 부풀린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김호중 공식 팬 카페의 기부 내역에 따르면 팬덤 ‘아리스’는 2020년 4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약 4년간 기부한 총액을 97억1260만원으로 집계했다.

이 중 75억원어치가 김호중의 정규 2집 앨범 ‘파노라마’ 52만8430장이다. 1장당 1만4190원가량의 가격을 적용해 산출해 이를 685곳에 기부됐다.

김호중 앨범 기부 현황이 적힌 팬 카페 게시글.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실제 현금 기부는 5억원 가량이다. 튀르키예 지진 복구 지원 유니세프 성금(2억2500만원)이나 수재민 돕기 희망브리지 성금(3억5100만원) 등으로 밝혔다.

앨범 기부는 실질적으로 기부로 보기가 어려운 면이 있다. 당장 현금화하기 어려운 데다 김호중 팬이 아닌 이상에는 이를 갖고 있을 만한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달 26일 한국방송(KBS) 시청자 청원 홈페이지에는 ‘100억 기부 나눔의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인 김호중 아티스트’라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김호중의 팬들이 지금까지 4년 동안 약 100억원 가까이를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할 수 있었던 것은 김호중이 가진 이름의 선한 영향력 덕분”이라면서 “지금까지 아티스트로서 사회를 향해 선한 기부를 한 일을 정상 참작해줘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해당 글은 현재 1521명(4일 오전 9시)이 동의해 KBS가 답변을 해야하는 상황이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