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화물차 주차장, IPA 1심 승소에도 사용 여부는 '안갯속'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장기간 답보 상태에 놓인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화물차 주차장과 관련 최근 행정 소송에서 법원이 인천항만공사(IPA)의 손을 들어줬지만, 화물 주차장 운영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이번 소송은 화물차 주차장 운영이 아닌 가설물 축조 신고에 대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수리 여부를 다투는 것이었던 만큼, 화물차 주차장 운영 여부를 가리기 위한 양 기관의 법적 공방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4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해보면 인천지법 행정2부(부장판사 호성호)는 지난달 31일 IPA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을 상대로 낸 '가설건축물 축조신고 반려처분 취소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 대한 가설건축물 축조신고 수리반려처분을 취소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인천경제청은 가설건축물 축조의 요건이 충족 됐는지를 확인해 그 신고 수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있다는 사정 등의 이유로 가설물 축조신고의 수리를 거부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번 소송 결과에 따라 IPA는 2년째 방치된 화물차 주차장을 사용할 수 있도록 가설건축물 축조 절차를 이어갈 방침이다.

IPA 관계자는 “인천경제청과 협의해 그동안 진행하지 못한 주차장 사용 절차를 다시 밟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천경제청은 IPA가 재차 가설물 축조 신고를 하게 되더라도 ‘해당 부지를 화물차 주차장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취지의 단서 조항을 달아 조건부 승인할 방침이다.

앞서 IPA는 지난 2022년 12월 51억원을 투입해 송도 9공구 아암물류2단지 일대 5만㎡ 부지에 402면 규모의 화물차 주차장을 만들었다.

이어 지난해부터 주차장 운영을 위한 무인주차 관제시설 등을 설치하기 위해 인천경제청에 가설건축물 축조 신고를 수차례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IPA가 추진하는 화물차 주차장 부지의 용도는 항만법상 지원시설로, 화물차만을 위한 주차장으로는 사용할 수 없다는 게 인천경제청의 입장이다.

항만법 2조에 따르면 지원시설로 항만시설 및 여객 등을 이용하는 사람과 인근 지역 주민 등을 위한 주차장을 조성할 수 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현재 주차장은 화물차만을 위해 조성돼 있다”며 “만약 IPA 측에서 가설건축물을 만들고, 화물차 주차장으로 사용할 경우 실시계획승인 조건 위반으로 행정 처분을 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IPA는 지원시설 용지를 화물차 주차장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해양수산부의 유권해석을 근거로 화물차 주차장를 이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IPA 관계자는 “인천경제청은 적법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내부 검토를 거친 바로는 화물차 주차장을 쓸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인천경제청과 협의를 통해 화물차 주차장 사용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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