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퇴로 여는 정부, '복귀율 50%' 기대…의료계 "글쎄"
전공의 대표 "달라진 것 없다, 안 돌아가"…빅5 '숨통' 전망도
(서울=뉴스1) 천선휴 김규빈 강승지 기자 = 전공의 이탈에 따른 의료공백이 100일 넘게 이어지자 정부가 전공의들의 복귀를 유도하기 위한 출구 전략을 마련한다. 의대증원 사태 직후 정부가 내렸던 전공의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을 해제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고연차, 비필수과를 제외한 대다수의 전공의들은 정부의 생각과는 달리 여전히 "복귀하지 않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어 정부의 출구전략이 실효성을 거둘지 귀추가 주목된다.
4일 정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후 3시 '의료개혁 관련 현안 브리핑'을 열고 전공의들에게 내려놓은 업무개시명령, 진료유지명령과 병원에 내린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을 철회하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뉴스1에 "전공의 복귀가 최대 현안이지 않나. 그래서 전공의 복귀를 돕기 위한 방안들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의료계는 전공의들의 사직서 수리를 요구해왔다. 지난 2월 병원 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은 의사 면허를 소지하고 있지만 정부가 사직서 수리를 금지하면서 개원이나 다른 병원 취업의 길이 막혀 생활고를 호소하는 전공의들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전공의들은 복귀하지 않았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30일 기준 전국 211개 수련병원의 전공의(레지던트) 출근율은 8.4%에 불과했다. 1만 509명 중 879명만 출근을 한 것이다.
이에 정부는 내심 복귀를 원하고 있는 전공의들의 사직서를 수리해줌으로써 복귀는 물론 다른 수련병원으로의 이직까지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전공의 복귀율이 50%에도 이를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는 몇 명의 전공의라도 병원으로 돌아오게 하는 유일한 방법은 사직서 수리뿐"이라며 "사직서가 수리되면 전공의는 2, 3차 병원에 일반의로 취업하거나 개원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수련병원에서 자신의 전공과 연차에 맞는 의사를 구하면 그 병원에서 수련을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공의들의 생각은 달라 보인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대전협 내부 공지를 통해 "나도 마찬가지지만 애초에 다들 사직서 수리될 각오로 나오지 않았나"라며 "사직서 쓰던 그 마음 저는 아직 생생하다.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으로 지금까지 유보됐을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일(4일) 또 무언가 발표가 있을 것 같다. 결국 달라진 것은 없다. 저는 안 돌아간다"면서 "잡아가도 괜찮다. 지금까지 언제나 어느 순간에도 떳떳하고 당당하다. 부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럽지 않은, 그런 한 해를 만들어 보자. 다시 또 일주일"이라고 말했다.
지방 소재 대학병원을 사직한 전공의는 "1~2년차 전공의들은 대부분 사직서를 제출하고 나갈 예정이라고 들었다. 제 주변만 해도 70%가량이 병원을 떠난다"며 "필수의료과 전공의들이 정부가 의대증원, 필수의료패키지 정책을 강행하는 과정에서 상처를 많이 받아서 (필수의료과 전공의들이) 많이 사직할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전공의는 "인기과(성형, 피부, 안과 등)을 가기 위해 대학병원으로 복귀를 희망하는 전공의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다만 정부가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을 면제해 준다는 조건이 있어야 (전공의들의 복귀가) 더 많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의료계는 고연차나 비필수과 전공의들 일부는 복귀를 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사직 전공의는 "필수의료, 저연차 전공의일수록 사직 의사를 더 강경하게 고수할 텐데 수련기간 막바지인 고연차 레지던트는 (그간의 고생이) 아까워서 돌아가고 싶은 마음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인기과인 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흉부외과 등 필수의료 전공의들은 그만두고 싶어 한다"면서 "비필수 의료 분야는 원래 대우도 좋으니, 크게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했다.
한편으론 빅5 병원에서 수련하기를 원하는 전공의들이 상당수 있는만큼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이 해제되면 빅5 병원 인력난은 숨통을 트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있다.
이에 대해 의료계는 이 또한 극히 드물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전공의들이 빅5 병원에 가고 싶어 하니 이참에 전공의들이 빠진 빅5 병원에 간다는 말도 있는데 사실 그게 쉽겠냐"며 "바닥이 좁은데 이걸 기회라고 보고 그렇게 옮길 전공의가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sssunhu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전처, 김병만 명의로 사망보험 20개 가입…수익자도 그녀와 양녀 딸" 충격
- 괌 원정출산 산모, 20시간 방치 홀로 사망…알선업체 "개인 질병, 우린 책임 없다"
- 격투기 선수 폰에 '미성년자 성착취 영상' 수십개…경찰, 알고도 수사 안했다
- 토니안 "상상초월 돈 번 뒤 우울증…베란다 밑 보며 멋있게 죽는 방법 생각"
- 절도·폭행에 세탁실 소변 테러…곳곳 누비며 공포감 '고시원 무법자'
- 김태희, ♥비·두 딸과 성당서 포착…"꿈꾸던 화목한 가정 이뤄"
- 14만 유튜버 "군인들 밥값 대신 결제" 말하자…사장님이 내린 결정 '흐뭇'
- 박나래 "만취해 상의탈의…이시언이 이단옆차기 날려 막아"
- 최현욱, SNS '전라 노출' 사진 게시 사고…'빛삭'에도 구설
- 12억 핑크 롤스로이스에 트럭 '쾅'…범퍼 나갔는데 "그냥 가세요"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