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수돗물 아리수 ‘100% 재생플라스틱’ 병에 담긴다
서울 수돗물을 담은 병물 아리수가 올해부터 100% 재생 플라스틱으로 만든 페트병만 사용한다. 이는 분리배출된 투명 페트병을 화학적 변화 없이 재활용한 것이다.
서울시는 이달부터 생산하는 병물 아리수 350㎖ 45만병, 2ℓ 20만병을 100% 재생 플라스틱으로 만든 페트병에 담는다고 4일 밝혔다.
병물 아리수는 판매용으로는 제작하지 않고 2019년부터 가뭄이나 집중호우, 대형 산불 등 재난·단수 지역에 비상 급수용으로만 공급 중이다. 연간 50만~60만병 정도를 생산하는데 지난해 국내 생수·음료병 가운데 처음으로 재생 플라스틱 재료를 도입했다. 분리배출된 투명 페트병를 선별해 분쇄·세척 등을 거쳐 불순물을 제거한 재생 페트로 화학적 변화를 거치지 않는 방식이다.
지난해 전체 재료의 30%였던 재생 플라스틱 비율을 올해부터는 100%로 전면 확대한 것이다.
연내 65만병을 모두 재생플라스틱 페트병으로 만들면 폐플라스틱 약 16t을 재활용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새로운 플라스틱으로 병을 만들 때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7t 줄일 수 있다.
서울시는 그간 아리수 생산 시 플라스틱 줄이기를 시도해 왔다. 2018년에는 페트병 중량을 26.3% 줄였고, 2020년에는 페트병에 붙이던 라벨도 제거했다. 2022년에는 제조 일자를 병에 표기할 때 잉크 대신 레이저를 사용했다.
어용선 서울아리수본부 생산부장은 “350㎖ 페트병을 새로 만들면 개당 110원, 재생플라스틱으로만 만들면 개당 280원으로 생산 단가가 비싼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서울시가 재생플라스틱 페트병 생산을 늘리면 재생원료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단가도 낮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아리수의 재생플라스틱 사용은 세계적으로도 한발 앞선 탈 플라스틱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환경부와 유럽연합(EU)은 재생원료 사용목표를 2030년까지 30%까지 늘리는 것으로 잡았고, 코카콜라와 펩시 등 글로벌 기업들은 재생원료를 2030년까지 50% 사용하는 것을 목표치로 잡았다.
서울시는 페트병 뚜껑도 서울 대표색인 ‘스카이코랄’로 바꿨고, 시각장애인을 위해 점자표기도 추가했다고 밝혔다. 또 상수도 시설물에 재생원료를 사용한 밸브, 폴리에틸렌(PE)관, 폴리염화비닐(PVC)관을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한영희 서울아리수본부장은 “100% 재생원료를 사용한 아리수 생산은 정부와 세계 도시보다 훨씬 앞선 순환 경제의 모범사례이자 자원 순환 사회로 가는 지속적 행보 중 하나”라며 “앞으로도 적극적인 재활용 방안을 추진해 2050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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