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골드·단추…가짜 비아그라 역대 최대 물량 압수

불법 제조·판매한 형제 구속
성인용품점 2곳서 판매, 현금만 취급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를 불법 제조·판매한 형제를 구속하고 검찰에 송치했다고 4일 밝혔다. 불법 제조 현장에서 적발한 가짜 비아그라/식약처 제공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를 불법 제조·판매한 형제를 적발해 구속하고 검찰에 송치했다고 4일 밝혔다. 식약처가 이들로부터 압수한 가짜 의약품은 약 150만 정에 달한다. 이는 약 160억원 규모로 식약처의 적발한 가짜 발기부전치료제 불법 제조 수사 사건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식약처에 따르면 이 형제는 지난 2020년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가짜 발기부전치료제 14종을 불법 제조했다. 주범인 형은 구속됐으며, 공범인 동생과 함께 검찰에 송치됐다. 제조 공장 2곳은 몰수를 추진 중이다. 피의자들은 인적이 드문 농가 지역에 위치한 제조 공장에서 가짜 의약품을 제조했다. 이들은 외부 감시용 적외선 방범카메라(CCTV)와 전용 실내 주차장을 구비했다. 제조에는 원료 혼합기부터 타정기·정제 코팅기·포장기까지 사용했다.

가짜 의약품 중 8종은 비아그라정, 시알리스정, 레비트라정을 위조했다. 나머지 6종은 피의자가 임의로 제조한 불법 의약품이다. 14종 제품은 비아그라의 원료성분인 시트르산 실데나필만 들어있었다. 가짜 비아그라정은 정품과 유사한 색과 모양으로 제조됐다. 포장도 정식 제품과 유사했다.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는 드래곤, 골드500, 비아맥스, 단추 등의 이름으로 팔려나갔는데, 원료 성분인 실데나필은 88~103㎎으로 들쭉날쭉 들어있었다. 비아그라의 성분인 실데나필은 음경 해면체에 분포하는 ‘포스포디에스테라제-5(PDE-5)’ 효소의 작용을 억제한다. 동맥 확장을 통해 음경으로 가는 혈류량을 증가시켜 발기부전 증상을 치료하는 원리인데, 이런 작용을 간과하고 잘못 먹었다가 심근경색, 뇌혈관계 출혈, 지속발기증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가짜 불법 발기부전치료제는 성인용품점 2곳을 통해 판매됐다. 피의자들은 단속을 회피하기 위해 현금 거래만 하고 판매 관련 장부를 작성하지 않았다. 식약처는 제조 공장과 성인용품점 등 4곳에서 가짜 의약품과 원료, 제조 장비를 압수했다.

식약처는 범행 규모와 계획성, 피의자들의 전력을 고려해 제조 공장에 대한 몰수를 추진하고 있다. 성매매 건물, 음주운전에 이용된 자동차 등 범행에 사용된 건물과 물건에 몰수를 한 사례는 있지만 불법 의약품 제조 공장 자체를 몰수하려고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가짜 불법 발기부전치료제 사진 및 시험 결과/식약처 제공

식약처 관계자는 “발기부전치료제는 전문의약품으로 가짜 제품 사용 시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라며 “국민 건강과 안전을 위해 불법 공장 몰수와 범죄수익 환수 등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제약업계는 가짜 발기부전치료제가 유통되는 것은 저렴한 정품을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잘 알려지지 않은 탓이라고 지적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발기부전치료제는 국내 제약사들이 개발한 복제약이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며 “동네 어느 병원이든 의사의 처방을 받으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발기부전 치료제 매출 1~3위 제품은 국내 제약사의 복제약이다. 한미약품이 개발한 팔팔정, 종근당이 개발한 센돔정, 한미약품의 또 다른 발기부전 치료제 구구정 순이다. 팔팔정은 화이자 비아그라의 복제약이고, 타다라필 성분의 센돔과 구구는 일라이릴리가 개발한 발기부전 치료제 시알리스의 복제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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