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 성냥 제조기·삼륜 연탄 배달차, 예비문화유산 된다

이수지 기자 2024. 6. 4.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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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청은 제작된 지 50년이 안 된 유산을 발굴하는 '예비문화유산' 제도를 오는 9월부터 시행한다.

예비문화유산은 국가유산청이 건설·제작·형성된 지 50년이 지나지 않았으면서 높은 미래가치를 보유한 문화유산을 발굴해 보존·관리한다는 취지로 시행하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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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청 1만3195점 접수
오는 9월 최종 선정
[서울=뉴시스] 자동성냥제조기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4.06.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국가유산청은 제작된 지 50년이 안 된 유산을 발굴하는 '예비문화유산' 제도를 오는 9월부터 시행한다.

예비문화유산은 국가유산청이 건설·제작·형성된 지 50년이 지나지 않았으면서 높은 미래가치를 보유한 문화유산을 발굴해 보존·관리한다는 취지로 시행하는 제도다.

국가유산청은 "예비문화유산 제도 시행에 앞서, 예비문화유산이 될 만한 대상을 찾고,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자 지난 5월 한 달 간 '근현대 예비문화유산 찾기' 공모전 및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4일 밝혔다.

그 결과, 생활유산과 산업, 문화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근현대문화유산 361건(1만3195점)이 접수됐다. 접수된 유산들은 국민의 과거 생활사 관련 유산들이다.

산업 분야에서는 경북 의성의 성광 성냥공업사에 1982년 제작된 자동 성냥 제조기가 있다. 이 성냥 제조기는 성냥개비에 초)와 화약을 찍고 건조해 성냥을 생산했던 기계다. 현재 전국에서 유일하게 남은 근현대 성냥 제조업 산업유산이다.

[서울=뉴시스] 삼륜 화물차(기아 T-2000) (사진 출처= 금호클래식) 2024.06.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1967~1974년 생산됐다가 단종된 기아 T-2000도 있다. 현재 국내 유일하게 한 대 남은 삼륜 화물차다. 당시 국내 자영업자와 용달회사에서 사용했던 모델이다. '연탄 배달차'로 국민의 기억에 남아있다.

문화예술 분야에는 고(故) 한창기(1936~1997) 한국 브리태니커 대표가 1976년 3월 창간한 '뿌리깊은나무'의 친필원고가 있다.

뿌리깊은나무는 정기구독자 최대 6만 5000명에 달했던 우리나라 대표 월간지다. 당시 순우리말 제목, 한글만 사용한 원고 작성, 인쇄본에 첫 가로쓰기 도입 등 파격적 편집 디자인을 사용했다.

이번에 접수된 친필 원고는 한 대표가 창간호부터 직접 쓴 원고로 보존상태가 양호해 당시 잡지발간사의 중요 사료로 꼽을 수 있다.

[서울=뉴시스] 한창기 친필 ‘뿌리깊은나무’ 원고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4.06.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접수된 문화유산들은 기초자료 조사와 지자체 협의, 각 분야 전문가 검토, 문화유산위원회의 심의 등을 예비문화유산으로 최종 선정된다. 언제든 지자체를 통해 예비문화유산 선정 신청이 가능하다.

예비문화유산으로 선정되면 보존과 활용을 위해 필요한 기술과 교육을 지원받을 수 있다. 건설·제작·형성된 지 50년이 넘으면 등록문화유산 등록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동안, 50년이 경과되지 않은 근현대문화유산은 가치평가가 제대로 이뤄지기 전 멸실·훼손돼 관리가 어려웠다. 국가유산청은 예비문화유산 제도 도입에 대해 "가치 있는 미래유산의 멸실을 방지하고, 미래세대가 주체가 되어 이를 지정 또는 등록해 더욱 폭넓게 보존·향유할 수 있도록 기여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일본, 미국, 프랑스의 경우 근현대문화유산 지정 또는 등록을 위한 별도 제도는 없으나 최근 문화유산 범위에 20~21세기 유산 포함 등 근현대문화유산 보존·활용에 나서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예비문화유산 제도가 정착되면 전 국민과 세계인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케이팝(K-pop), 케이무비(K-movie), e스포츠 등 음악, 영화, 체육 분야의 상징적 유산들도 예비문화유산으로 선정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 지정·등록문화유산 뿐만 아니라 잠재적 미래가치를 지닌 근현대문화유산까지 보존·관리 범위를 더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suejeeq@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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