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릴 풀어줘” 애원한 이스라엘 80대 인질들, 모두 숨졌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억류한 이스라엘 인질 4명이 추가로 사망했다. 이들은 모두 하마스가 공개한 영상에 등장했었고 이 중 3명은 80대 노인이다.
3일(현지시각)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성명을 내고 자국 인질 아미람 쿠퍼, 요람 메츠거, 하임 페리, 나다브 포플웰 등 4명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에서 숨졌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 가족에게 사망 소식을 알렸으며 시신은 여전히 하마스가 보관 중이라고 덧붙였다.
사망한 인질들은 모두 하마스가 공개한 영상에 등장했던 인물들이다. 하마스는 지난달 포플웰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게시하고 그가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다쳐 사망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쿠퍼, 메츠거, 페리 등 3명은 작년 12월 하마스 군사조직 알카삼 여단이 만든 영상에 나왔던 80대 노인들이다.
영상에서 페리는 히브리어로 “지병을 앓는 노인들과 함께 붙잡혀 열악한 환경을 견디고 있다”며 “왜 우리가 이곳에 이렇게 버려져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페리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우리를 여기서 풀어줘야 한다”며 “우리는 이스라엘군 공습의 직접적인 피해자가 되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셋은 “여기서 우리가 늙어가도록 놔두지 말아 달라”는 말을 반복하기도 했다.
당시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은 포플웰의 사망에 대해 “우리는 그 경위를 철저히 조사하고 모든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나머지 영상을 두고는 “치료를 요하는 노인과 무고한 시민을 대하는 하마스의 잔혹성을 드러낸 것”이라며 강하게 비난했었다.
작년 10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할 당시 약 250명이 가자지구로 납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이 휴전 기간에 풀려났고 남은 130명 중 85명 정도가 살아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유엔과 이스라엘 측은 하마스에 잡힌 인질들이 성적 학대에 노출돼 있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고, 최근에는 감금 도중 성폭행과 고문을 당했다는 이스라엘 여성의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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