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 체육관 운영 N잡-구속 10㎞ 상승 보장…SSG 시라카와 배출한 日 독립리그 도쿠시마 인디고삭스가 자생하는 법

김하진 기자 2024. 6. 4.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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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고척돔에서 인터뷰하는 도쿠시마 인디고삭스의 구단주 아라이 켄지. 고척 | 김하진 기자



SSG에서 일본 독립리그 출신 시라카와 케이쇼가 데뷔하면서 그의 소속팀인 도쿠시마 인디고삭스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시라카와는 일본 독립리그에서 KBO리그에 입성한 첫 일본인 투수로 관심을 모았다. 지난 1일 키움전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해 데뷔전에서 승리 투수가 됐다.

SSG 구단에 따르면 인디고삭스는 2005년에 창단된 독립리그 팀으로 지난해 소속리그 우승을 달성했으며, 2013년부터 11년 연속으로 일본프로야구(NPB) 드래프트에서 신인지명 선수를 배출했다. 일본 독립리그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SSG의 하재훈도 인디고삭스에서 뛴 경험이 있다. 하재훈은 고교 졸업 후 바로 미국 진출을 꾀하면서 해외에서 뛰었다. 2019년 신인드래프트에서 SK(SSG)의 지명을 받아 KBO리그에 입성하기 직전에도 인디고삭스의 선수로서 경기를 뛰며 기회를 기다렸다. 하재훈에게도 인디고삭스는 ‘기회의 팀’이었다.

시라카와는 인디고삭스의 에이스 투수였다. 3년간 개막전 선발투수로 출전했고 지난해에는 15경기 55.2이닝 4승 3패 평균자책 3.56을 기록했다. 올시즌에는 SSG에 오기 전까지 6경기 29이닝 4승 1패 평균자책 2.17(리그 3위) 31삼진(리그 2위)을 기록하고 있었다.

SSG 시라카와 케이쇼가 1일 고척 키움전에서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SSG 랜더스 제공



시라카와의 데뷔전이었던 지난 1일에는 선수도 모르게 아라이 켄지 구단주가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깜짝’ 방문했다. 시라카와를 응원한 아라이 구단주는 인디고삭스를 운영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전했다.

팀의 스카우트를 겸하고 있는 아라이 구단주는 “스카우팅을 아주 중요시하고 있다”며 “선수 육성에 있어서 트레이너가 집중적으로 트레이닝하고 있다”고 했다.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투수의 구속이다. 아라이 구단주는 “시속 10㎞를 올리는 것을 목표로 집중적이고 전문적인 훈련을 하고 있다”며 “팀에 들어온 투수들의 구속이 평균적으로 10㎞ 가까이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실제로 시라카와도 최고 구속이 140㎞ 중반에 불과해 프로 지명을 받지 못했다가 인디고삭스에서 10㎞가까이 올리면서 150㎞의 공을 던진다.

구단주가 구체적인 비결은 밝히지 않았지만 시라카와에게서 훈련 방법을 들을 수 있었다. 시라카와는 “비결은 타협하지 않는 것”이라며 “지난해까지만해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제대로 하지 않았는데 웨이트 트레이닝을 효과적이고 제대로 하면서 구속을 더 올릴 수 있었다”고 했다. 구단 관계자는 “훈련량이 대체로 많은 것 같다. 시라카와가 선발 전날에도 전력 투구로 공을 30개 정도 던지더라”고 전했다. 구속을 확실히 올려주는 노하우가 있기에 프로 데뷔의 꿈을 이루지 못한 많은 선수들이 이 팀을 찾을 수밖에 없다.

가장 궁금해지는 부분은 구단 운영을 하는데 있어서 재정적인 부분이다. 한국에서도 독립리그 팀들이 있지만 대부분이 재정적인 어려움에 운영이 힘들다.

아라이 구단주는 “일본 독립리그 구단들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재정 상태가 어려운 시기가 있었고 아직도 어려워하는 팀이 있긴 하다”라며 “스폰서를 통해서 얻는 광고 수입에만 의존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다각적으로 경영을 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방법들을 전했다. 아라이 구단주는 “체육관을 구단이 운영하거나 음식점도 운영을 하는 등 다각적으로 경영을 하고 있다”고 했다. 수입원이 여러 곳이라 스폰서에만 의존을 하지 않아도 됐던 것이다.

아라이 구단주는 원래 일본 고교 야구를 다루는 매체를 운영했다. 일본 현지 신문사가 독점하고 있던 고교 야구를 알리기 위해 ‘고교 야구 닷컴’을 개설했고 스마트폰이 보급될 때 인기 몰이를 하면서 수익이 났다. 그리고 인디고삭스의 주식을 인수해 구단주가 됐다.

이런 노력으로 KBO리그에도 선수를 보낸 아라이 구단주는 앞으로도 더 활발한 교류가 있기를 바란다. 그는 “시라카와가 활약을 해서 또 다른 선수가 한국으로 진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표했다.

SSG 시라카와 케이쇼가 1일 고척 키움전을 마치고 동료들에게 물세례를 맞은 뒤 웃고 있다. 고척 | 김하진 기자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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